자산관리 패러다임 바귄다 <下> 달아오른 자산관리 시장

은퇴자 등 대상 은퇴학교 운영 기업 노무관리도 체계적 교육 상속까지 해결 든든한 금융집사

‘얼마나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수명이 늘어나고 은퇴가 앞당겨지면서 부자들의 관심도 매한가지다. 갖고 있는 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풍족한 현재 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다. 이에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가족관계와 직업 형태, 취미생활 등을 고려한 이른바 ‘맞춤형’ 자산운용 경쟁이 시작됐다.

▶고령사회, 은퇴 후를 선점하라=삼성증권은 올해 초 업계 최초로 은퇴설계 전용 프로그램을 전 지점에 보급했다. 총 270명의 은퇴설계전문 PB를 지점에 배치하는 한편, ‘은퇴설계 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은퇴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은퇴자 및 예정자를 대상으로 ‘은퇴 학교’를 운영 중이다.

투자자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8월 은퇴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삼성POP골든에그’는 출시 1년 만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다른 은퇴상품이 단일 전용상품으로 출시되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투자성향에 맞게 편입해 관리해 주는 계좌관리 서비스에 가깝다. 가입자에게 CMA우대(최대 연5%), 대출금리 우대, 예수금 통합관리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결합해 더 인기를 끌었다.

100세 시대를 맞아 ‘금융 집사’를 자처하는 곳은 또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본격적인 유언대용 신탁인 ‘100세 시대 대대손손신탁’ 판매를 통해 상속 시기 및 상속 재산에 대한 조언에 나섰다. 유언대용 신탁은 지난 7월 26일 신탁법 개정을 통해 새로 도입되는 것으로 신탁 계약을 통해 유언과 상속 계획을 설정하고, 일정기간 상속재산을 신탁계약에 따라 운용한 후 상속인에게 지급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 상품은 기간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안정적 수익형 자산(국공채나 예금,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편입해 신탁 수익을 지급한 후 고객이 정한 기간에 상속재산을 지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미성년 상속인일 경우 성년 때까지 수익만 지급한 후 성년이 됐을 때 상속재산 지급이 가능하다. 또 상속재산을 1차 상속인이 아닌 2차, 3차로 여러세대에 걸쳐 지정가능하고 (상속재산의) 지급 시기를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최영남 우리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상무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후와 사후 상속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 상품을 통해 고객 가문의 유언과 상속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과 다른 서비스로 승부=미래에셋증권에는 그랜드인터콘티넨탈, 강남파이낸스, 센터원 등 3곳의 WM 센터가 있다. VVIP 고객을 위해 종합자산 관리와 문화교육 이벤트를 여는 곳이다. 특히 단순 가족자산 관리뿐 아니라 기업경영 컨설팅에도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기업공개(IPO)와 채권 발행 등 기업자금 조달과 기업자금 운용에 이르는 경영 컨설팅까지 하고 있다”면서 “이벤트가 아닌 연간 정기계획을 토대로 운용되는 점도 체계적”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기업경영 서비스의 정기 계획에는 임원의 자산관리를 비롯해 노무관리, 기업문화 및 사내 연수 프로그램, 연말정산 대비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있다.

현대증권도 VIP고객 전용의 독자적 펀드 등급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투자자 개인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 FRS(Fund Rating System)’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블랙-리터만’이란 금융 모델에 기초해 1년간 분석한 후, 펀드나 각 자산을 컨설팅 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희 현대증권 프리미어컨설팅 팀장은 “특히 2009년 출시한 사후관리 서비스는 투자자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금융투자상품 판매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지난 8일 프라이빗뱅킹(PB) 사업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W프레스티지 센터와 PB전략팀이 개편되면서 만들어진 PB사업본부에서는 포트폴리오 전략, 재무설계를 비롯해 세무, 부동산, 법률 등 경제적 활동과 이어지는 모든 부문을 컨설팅한다.

이승국 동양증권 대표이사는 출범식에서 “동양증권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PB사업본부 출범은 PB비즈니스를 통해 고객과 회사가 동반성장하자는 의미”라며 “모든 고객이 동양증권 W 프레스티지 센터의 고객이 되고, 모든 직원이 W프레스티지 센터의 PB가 되기를 희망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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