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은 ‘7ㆍ27 정전기념일’…그러나 대다수 무슨날인지 몰라
-2013년부터 7월 27일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
-전문가 “역사적 비극 시작 기억만큼 평화 위한 적극 홍보 필요”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이번달 27일이요? 뭔지 잘 모르겠는데요. 달력엔 중복으로 돼 있네요.”
직장인 이모(31) 씨는 7월 27일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발발해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로 끝났다. 하지만 6ㆍ25 한국전쟁 발발일은 알지만 7ㆍ27 정전기념일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기업에서 홍보용으로 발간한 달력 등을 살펴도 6월 25일엔 ‘한국전쟁’이 표시돼 있지만 7월 27일엔 복날 중 하루인 ‘중복’이 적혀 있는 정도다. 이에 정전협정일을 더 널리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은 한국전쟁의 공식명칭 지정과 관련이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와 국방부가 공식지정하고 있는 한국전쟁의 명칭은 6ㆍ25동란, 6ㆍ25사변 등을 거쳐 6ㆍ25전쟁으로 굳어졌다. 이런 관점은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전쟁이 발발했음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시작한 날을 기념해야지, 전쟁이 시작한 날에 각종 행사를 여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영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는 물론 패전국인 독일 등도 5월 8일을 종전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거나 각종 기념식을 연다. 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7월 27일을 ‘전승절’이라고 해서 주요한 기념일로 지정한 상태다. 탈북민 박모(37) 씨는 “7월 27일은 남한과 북한이 항복문서에 도장을 찍은 날이라고 세뇌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어떤 날을 기념하느냐는 무엇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며 “6월 25일을 강조함으로써 반공의식을 고취하고 동족상잔의 역사적 비극을 잊지 말고자 하는 것이고 북한에선 7월 27일을 강조해 자신들이 미국을 상대로 이겼다고 선전에 활용한다”고 했다. 이어 “전쟁의 아픔이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쟁 발발일보단 전쟁이 끝난 날을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는 현실인 만큼 7ㆍ27을 지금의 규모보다 확대 홍보해 평화를 강조하고, 궁극적으로 정전이 아닌 종전, 평화체제로 넘어가려는 노력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정치통일학 교수는 “정전해서 평화협정까지 갔다면 대단히 행사를 크게 할 텐데 지금은 잠시 휴전한 상태”라며 “정전협정 자체가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한국정부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뤄진 것인데 이것을 지금의 규모보다 굳이 크게 확대해서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는 의문이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2013년 정전협정 60년을 계기로 7월 27일을 6ㆍ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jin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