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대한항공이 부산 강서구에 추진키로한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두고 경남 사천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지역간 갈등은 대한항공이 최근 부산시와 테크센터 인근 강서구 23만㎡에 2020년까지 항공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정만규 사천시장은 26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 항공산업클러스터 조성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대한항공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시장은 “대한항공이 부산에 항공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되면 사천ㆍ진주의 항공국가산단 지정은 무산되는 것은 물론 사천 지역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부산시와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MOU를 체결한 대한항공 측에 유감을 표시했다.
또한 “대한항공에서 KAI를 인수해 사천지역에는 군수부분만, 민수부분은 부산 테크센터를 중심으로 분리하려는 저의가 의심된다”며 “지역의 항공부품업체의 동반 부실로 지역경제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하고 항공산업의 이중 투자로 인한 항공산업 전체의 부실로 이어져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역 민심이 들끓으면서 사천시는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28일께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사천지역 시민단체들도 27일 대한항공의 KAI 인수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부산 항공클러스터 조성 반대와 대한항공의 KAI 인수음모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로 했다.
사천시의회도 지난 23일 ‘대한항공의 KAI 인수반대’ 긴급결의안을 채택하고 부산시와 대한항공 간 MOU 즉각 철회, KAI의 민영화 우선협상 대상으로 대한상공 지정 반대 등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26일 청와대, 정부, 국회, 부산시 등에 발송했다.
KAI 노조 측의 강력한 반발도 이어졌다. 노노측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민수 부문을 부산 항공클러스터로 가져갈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수백개 협력업체 전부가 부산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항공이 내놓은 ‘항공산업 비전 2020’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이미 추진 중인 ‘KAI 비전 20’계획을 그대로 모방한 파렴치한 발표”라며 “대한항공의 KAI 인수시도를 사천시민들과 함께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천지역 반발이 거세지자 대한항공은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만약 KAI를 인수하면 별도의 투자ㆍ운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대한항공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KAI 인수 시 특성에 맞춰 투자하고 회사가 운영하는 부산테크센터와는 별도로 분리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남도가 추진하는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에 부응하는 규모로 투자해 사천지역 항공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사천시의 대표기업인 KAI가 미래의 항공 우주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점까지 민영화를 보류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면 이중투자 등을 막으려고 부산에 조성하는 항공산업 클러스터로 KAI를 이전할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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