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위원회 중심의 집단지성 경영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 시행을 확정한 SK그룹이 지주사인 SK㈜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관계사별 자율책임경영의 닻을 올렸다.

27일 SK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SK㈜는 최근 SK차이나의 유상증자(1992억원)에 참여해 이 회사 주식 480만5000여주(64.2%)를 보유하게 됐다.

증자 결과 SK차이나의 자본은 4000억원대로 늘고 이번 SK㈜가 단독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절대 주주로 등극했다. 기존 주주는 SK이노베이션ㆍSK텔레콤ㆍSK네트웍스가 나란히 22.5%였고 SK㈜와 SK C&C가 각각 16.24% 였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이번 유상증자에 타 계열사 참여 없이 SK㈜가 단독으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각사의 CEO와 이사회가 자사 경영에 대해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는 ‘따로 또 같이 3.0’의 핵심 철학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며 “SK 각사별 자율책임경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주사의 큰 역할이던 각 관계사 CEO 및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를 인재육성위원회에 맡기고 SK㈜도 다른 관계사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신성장 투자, 신규사업 개발 등을 위해 뛰어야 하는 상황에 앞서 내린 결정이란 설명이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차 CEO 세미나에서 “앞으로 자기 회사의 일을 지주회사에 물어보지도, 가져오지도 말아야 한다”고 명료하게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제가 시행되면 SK㈜는 포트폴리오 관점의 각 관계사 경영실적 평가만 수행하고 남은 역량은 자체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쏟아붓게 된다.

SK그룹은 물론, 재계의 관심은 국내 대기업 경영체제의 새로운 실험이 될 SK㈜의 이번 대규모 자금 집행의 성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지난 2009년말 박영호 SK㈜ 부회장이 SK차이나 총재를 겸직한 직후인 2010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지난해는 약 280억위안(약 5조원)의 매출을 올려 1년새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과거 지지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의 통신 사업과 달리 SK차이나는 중국 소비재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