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50대 2억원 즉시연금 상품 가입땐 매월 90만~100만원 수령…월지급식 상품, 비과세 혜택·수수료 등 꼼꼼히 따져야

퇴직을 1년여 앞둔 박모(60) 씨는 요즘 노후 준비로 잠이 오지 않는다. 재취업에 성공해 남들보다 월급생활은 길었지만 아직 자녀들의 혼사도 마무리되지 않았고, 매달 고정 수입이 국민연금 말고는 없어진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다.

박 씨처럼 매달 나오던 월급이 사라진다는 건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공통된 ‘공포’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월급을 대체할 월 지급식 상품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월 지급식 상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목돈을 넣어 이자보다 높은 수준의 ‘원금+수익’을 매달 지급해주는 이 상품은 은퇴 후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보다 짜임새 있게 운용해 월급처럼 지급해주는 장점이 있다. 금융소득을 분산시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는 걸 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경기 흐름을 잘못 읽고 상품에 덜컥 가입했다가는 되레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월 지급식 상품의 종류와 장단점을 꼼꼼히 파악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 지급식에 몰려드는 돈=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13일 기준)까지 월 지급식 펀드 46개에 순유입된 금액은 5293억원에 달한다. 올해 1월 소폭의 순유출 이후 매달 꾸준히 자금이 순유입됐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0월에는 한 달 새 1302억원이 월 지급식 펀드로 몰렸다.

월 지급식 펀드는 목돈을 넣어두면 펀드로 돈을 굴려서 나오는 수익을 매달 나눠주는 방식이다. 가입금액의 0.5~0.8%를 매달 환매비율로 정해 원금과 이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분배금으로 지급한다. 원금 손실 우려를 줄이기 위해 주로 채권과 주식을 혼합하거나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을 혼합한 상품이 많다.

그럼에도 최근처럼 주식시장의 변동이 큰 때는 다른 투자 상품처럼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가 밝지 않은 50~60대가 무턱대고 월 지급식에 가입해 매달 운용 성과 확인 없이 분배금을 받다가 만기 시 뒤늦게 원금이 헐린 것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도 고수익 측면에서 인기다. 코스피200이나 S&P500, 홍콩항셍지수(HSCEI)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 상품 조건에 따라 연 일정 이율로 매월 약속한 이자를 주는 식이다.

월 지급식 펀드가 원금에 운용 수익을 더해 매월 분배금을 주는 것과 달리, ELS는 이자를 월 지급금으로 준다. ‘원금보장형’과 ‘비보장형’이 있고, 기초자산 움직임에 따라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펀드와는 다르다.

주의할 점은 지수나 해당 종목 기초자산의 흐름을 예측하고 판단할 만한 시장의 이해가 있어야 투자 시 손실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김영만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PB)는 “월 지급식 ELS는 상품에 따라 조기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유동적이나, 조건에 따라 월 지급액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일반 ELS보다 수익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비과세 종료 한 달 남긴 즉시연금도 인기=즉시연금은 만 45세 이상 가입자가 목돈을 넣어두면 매달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기대 수익률은 연 4~5%대로 높은 편은 아니나, 안정적이고 살아 있는 동안 매달 원금과 이자의 일정액을 받는 종신형은 예금 이자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종신형 상품에 2억원가량을 맡기면 매월 90만~1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 밖에 사망 시기와 관계없이 정해진 기간에 연금을 받는 ‘확정연금형’과 원금에 대한 이자를 받다가 나중에 원금을 돌려받는 ‘상속연금형’ 등이 있다.

올해 안에 가입해 10년 이상을 유지하면 장기저축성 보험으로 분류해 비과세 혜택도 받는다. 아직 비과세 혜택을 받을 기회가 한 달여 남아 있는 셈이다.

다만 금리형 상품이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연금도 줄어든다. 따라서 보험사가 정한 최저 보증이율이 높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종신형의 경우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 PB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즉시연금은 은퇴생활자들에게 유리하다”면서 “다만 종신형이 아니더라도 중도 해약 시 비과세 혜택을 다시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가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수료가 높다는 점도 투자자가 고려할 점이다. 즉시연금은 가입과 동시에 판매수수료와 사업비 등을 합해 원금의 6~7%가량을 떼어간다. 원금이 가입 순간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은 보험료가 제시한 수익률보다 낮아 꼼꼼한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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