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생산기지 각광 불구 늑장행정·인프라 열악 이중고

국내 섬유업계가 미얀마 관료들의 경직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얀마는 섬유업계의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각종 행정처리 과정에서 관료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임금 수준이 월 50~70달러로 낮아 중국을 대체할 최적의 국가로 꼽히고 있다. 현재 30여개 업체가 공장을 지었거나 준비 중이다.

섬유업체인 신성통산의 염태순 대표는 “중국은 이미 임금경쟁력이 상실돼 현지의 봉제업체들은 간신히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성공단이 경색된 남북관계로 신규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미얀마가 이들에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얀마의 낙후된 정부 시스템. 오랜 사회주의 체제를 겪고 경제 개방을 이제야 시작한 미얀마는 외국기업을 비롯해 민간기업과 협력한 경험이 일천해 한국 기업들이 이들과 일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신축 허가 등 제반 행정 처리가 지나치게 오래 걸리고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2010년에 처음 미얀마에 진출해 근로자 9000여명, 95개 라인 규모의 4개 공장을 짓고 우븐, 가방, 셔츠 등을 생산하고 있는 신성통상의 경우 공장 신축 허가를 신청한 후 1단계 공사를 마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염 대표는 “미얀마 관료들은 아직 대민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아 모든 일처리에 시간이 걸린다”며 “무슨 일이든 느려 ‘만만디(慢慢的)’로 불렸던 개방 초기 중국 정부도 이들보단 나았다”고 하소연했다.

도로나 수도 등 제반 인프라 시설도 아직 열악해 진출하는 업체들이 직접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한국의 우수한 산업단지 모델을 미얀마에 전수해 인프라시설 확충을 돕는다면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일본 업체들이 맹추격해 오고 있다는 것. 그동안 미국이 유지해 온 미얀마산 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최근 정치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풀면서 미국 수출을 노리는 일본 섬유업체들이 미얀마 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염 대표는 “베트남의 경우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진출 시기 차이가 커 이득을 많이 봤지만 미얀마는 그 차이가 매우 짧은 편”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 미얀마 정부와 협력, 진출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줘야 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섬유업계는 지난 1일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을 초청해 열린 ‘섬유ㆍ생활산업 중견기업 간담회’에서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윤 차관은 “외교통상부와 협력해 대사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원호연 기자>/


jym6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