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GIK 김석태 투자유치실장

상하이·홍콩 글로벌기업 유치 이어 세계 최상위 게임업체와도 협상중

“금융위기 이후 2년은 기업을 찾아갈 때마다 ‘나중에 오라’며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저 역시 성공에 대한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을 담당하는 게일인터내셔널 코리아(GIK) 김석태<사진> 투자유치실장(45)은 격세지감의 표정을 지었다. 지난달 20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가 확정된 후 그는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송도를 찾아온 기업ㆍ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과 투어를 진행하고, 쏟아지는 강연 요청에 응했다. 인터뷰 당일 오후에도 일본 호텔체인업체 관계자의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김 실장은 송도 역사의 산증인이다. 포스코 건설에서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003년부터 송도 개발에 참여해 왔다. 외국기업을 송도에 유치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최근 몇 년은 엄혹한 시기였다. 서브프라임발(發) 금융위기 후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송도국제도시가 계획대로 조성될지에 대한 불신은 높아만 갔다. 송도의 미래에 짙은 안개가 드리웠던 올해 3월, 송도에 GCF사무국 유치를 추진하기로 결정되는 반전이 일어났다. 김 실장은 무릎을 쳤다. ‘송도가 살 길은 이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송도는 10년 전부터 ‘친환경 도시’를 콘셉트로 일반 공사비보다 3.3㎡당 10만~20만원 비싼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고 ‘명품 도시’를 목표로 뉴욕의 센트럴파크, 베니스의 수로를 참고해 자연과의 조화를 꾀했다. 마침 녹색성장을 위한 GCF 사무국과 콘셉트가 맞아떨어졌다.

민간기업인 게일사는 GCF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후방 지원을 맡았다. 미국 지사의 네트워크를 적극 이용해 미국 상공회의소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송도의 GCF유치 활동을 소개, 후원하거나 미국 재무성 관계자들에 송도가 GCF사무국 적격지라고 설득했다. 국내에서는 작년부터 송도에서 개최하는 친환경 벼룩시장 ‘굿마켓’을 GCF 유치기원 행사와 연계해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홍보에 힘썼다.

GCF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이름뿐이던 국제도시 송도의 정체성은 굳건해졌다. 김 실장은 국제도시에 걸맞는 기반시설 조성, 다국적기업과 국내기업 유치를 우선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개발 초기단계부터 국제적인 정주환경 조성을 위해 센트럴파크, 컨벤시아, 국제학교,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인천아트센터 등에 1조원을 투자해 온 만큼 앞으로도 기반시설 유치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GCF 유치 이후 김 실장은 홍콩과 상해에 있는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몇몇 IT업체와 게임업체에 물밑작업 중”이라며 “현재 세계 최상위 게임업체와 협상 중이다”고 귀띔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송도를 국제적인 명품도시로 완성해 성공적인 신도시 모델로 다른 국가에 수출하는 것이다. 송도와 운명을 함께 하기 위해 그는 2년 전 아예 집을 송도로 옮겼다. “아내의 반대 때문에 이사가 좀 늦어졌다”며 멋쩍어 하던 그는 “막상 이사를 오니 생활환경이 쾌적해 2년 동안 집들이를 스무 번을 넘게 했다”고 자랑했다. 아이들 성적이 부쩍 떨어진 것도 웃지 못할 자랑거리다. 그는 “송도의 교육수준이 굉장히 높다”며 “업무ㆍ정주환경 모두 국내 최고인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