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정부가 내년도 경제운용계획 발표를 한달여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달 대선을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하는 2013년도의 경제정책 방향을 미리 가늠하기가 어려울뿐더러 현재 빅 3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비춰볼 때 누가 당선되더라도 재정, 세제, 정책 등에서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모든 게 가변적”=정부는 매년 12월 다음해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이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비롯해 ▷재정의 경기대응 방안 ▷세제조정을 통한 경기활성화 방안 ▷다양한 정책을 통한 민생지원 방안 등을 발표한다. 그러나 재정의 경우 현재 대선 후보들이 교육ㆍ일자리 등 대대적인 복지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을 감안하지 않고 계획을 짤 수가 없다. 더욱이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이 적게는 수십조원, 많게는 1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추정되고 있어 정부로선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세제 개편도 현재 각 후보들이 소득세ㆍ법인세 등에 대한 세율ㆍ과표구간 수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부가가치세 인상도 거론되고 있는 터라 정부로선 모든게 가변적인 상황이다.

▶발표 시점도 ‘딜레마’=운용 계획을 언제 발표하느냐도 정부로서 고민이다. 보통 예년에는 12월 중순에 했지만 이번엔 대선 투표일이 19일로 예정돼 있어서 이전으로 할지 이후로 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발표 시점을 선거 전으로 할 경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계획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문제지는 나오지 않았는데 답을 미리 적는 셈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대선 후에 하자니 당선자가 인수위원회를 꾸리는 등 정부 교체 작업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포지션’이 애매해질 수 있다. 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발표를 대선 전에 할지, 끝나고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선이 있었던 2002년과 2007년 당시에는 당선자 인수위원회와 큰 틀의 조정을 거쳐 이듬해 1월 초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했다.

▶성장률 ‘가장 어려운 숙제’= 가장 어려운 숙제는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다. 정부가 올해 발표를 이어갈 때마다 ‘장및빛 전망’이라는 질타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엔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정부가 내년도 성장률을 ‘4% 내외’라고 한 것은 미국의 재정절벽 방향, 유로존 위기의 향방, 우리나라의 12월 대선 등 너무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서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을 기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 때 4.3%를 예상했던 정부는 9월 4.0%로 하향 조정했고, 이번 발표에도 추가 하향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말의 경우 정부는 2012년 경제운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예산안 편성 당시(4.5%)보다 대폭 하향 조정, 3.7%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파격적으로 전망치를 내릴 수도 있단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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