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장기채권 발행…조호제 하나대투증권 상무
가처분 소득·거주행태 변화 개인 자산 채권 비중 늘어날 것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 50년 만기 초장기채권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한 공사채로 하나대투증권이 주간한 것이다.
발행을 성공시킨 조호제<사진> 하나대투증권 자산운용총괄 상무는 “단기물이 주를 이뤘던 시장에서 50년 만기의 초장기물이 소화됐다는 것은 국내 채권 시장이 그만큼 성숙했음은 물론 신뢰도 측면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최장 만기 채권은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행한 40년 만기 채권이다. 50년 만기 채권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일부 지방은행과 종금사가 발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조기상환 조건이 붙어있는 것이었고, 현재 상장 잔액은 제로다.
불과 2~3년 전 금융위기 때만 해도 시장이 워낙 불안하다보니 초단기물이 지배적이었고 몇십년 만기 채권의 발행은 불가능하다고들 얘기했다. 조 상무가 수요조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과연 발행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장기물에 대한 요구는 항상 있어 왔지만 문제는 이를 받아줄 시장의 수요가 있는지 여부였다”며 “연금이나 보험처럼 장기 금융상품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시장조성이 충분히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 채권의 최종 수요자는 보험사 등 국내외 주요 장기투자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상무 역시 증권맨으로서의 출발은 주식영업이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장 속에서 흥미도 많이 느꼈지만 1994년 성수대교 붕괴가 변환점이 됐다. 건설주가 10여일 넘게 하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채권부서로 보내달라고 했던 것이 지금까지 왔다.
조 상무는 “금리는 채권 수익의 잣대인 동시에 한 나라의 경제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 수 있는 가이드”라며 “채권시장이 여러 함수와 맞물려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하면 할수록 매력적으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채권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향후 개인들의 금융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조 상무는 “지금은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채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처분 소득이나 거주행태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일반 개인도 채권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금융자산 기준으로 채권 비중이 25~30%까지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와 관련해서는 그는 “추가하락보다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횡보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