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본 데 이어, 이제는 아들과 큰 형까지 내곡동 특검의 수사대에 세우게 됐기 때문이다. 23일 고든 브라운 전 영국총리 면담 이후 외부일정도 일절 잡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이 전 국회부의장 구속 때의 ‘단기칩거’와 닮았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는 25일 오전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 차례만 부르겠다는 특검의 방침을 감안할 때 이번 조사는 25일 밤 늦게나 26일 새벽에야 마칠 가능성이 높다. 24일 귀국한 이 대통령의 큰 형 이상은 ㈜다스 회장도 조만간 특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25일에는 청와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까지 겹쳤다.

이번 수사과정에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내곡동 사저 구입과정에 개입했는지의 사실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는 아들과 큰 형에 대한 조사이지만, 간접적으로는 이 대통령 본인에 대한 조사의 성격도 띈 셈이다.

이시형 씨는 지난 검찰 조사에서 사저구입이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결과라고 진술했고, 큰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에게 빌린 현금 6억원도 청와대 관저내 붙박이장에 보관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은 물론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그리고 증여세 포탈 등까지 여러 혐의가 거론되는 이유다.

현직 대통령은 임기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지만, 임기가 끝나면 특권도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중 발생한 수뢰혐의로 퇴임 후 검찰 조사를 받았다. 또 이번 특검법 일정상 1심 판결은 이 대통령 임기중 나오지만, 2심재판부터는 퇴임 후다. 이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항소심에서 전직대통령으로 법정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청와대는 특검수사에 대해 일절 함구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외부일정이 없는 이유를 “나로호 발사와 국감 등 내부적으로 살필 일도 많고, 내달 초 열리는 아셈(ASEM) 참석 준비도 해야한다”라고 설명했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