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2009년 세계적인 자동차기업 GM이 파산 보호를 신청하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미국 기업 역사 상 4번째로 파산규모가 큰 사례라고 진단했다. 20세기 세계 자동차 시장을 풍미했던 포드와 크라이슬러에 이어 GM마저 휘청거리자 미국 정부는 GM에 500억 달러를 긴급 수혈했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의 위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GM 후폭풍에 따른 자동차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2009년 마이너스 2.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은 한 나라 경제 상황에 직결된다. 최악의 경우 국가 경제위기를 심화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자동차 시장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는 반전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지난 3, 4년간 자동차 산업과 나라 경제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경기 위축에 따라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경우 완성차 업체의 감산 및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고용은 감소하고 이는 부품 협력업체로까지 이어지는 연쇄적 경영위기를 초래했다.
실제 2008년부터 금융위기와 유럽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자동차 업체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 가운데, 고용 측면에서도 유럽 자동차 산업의 고용이 금융위기 이전 대비 12%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자동차 빅3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미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긴급 구제금융을 쏟아부은 것도 자동차 산업의 중요도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미시간주 앤아버의 자동차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산업은 1700만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고 연관 분야까지 합치면 630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또 자동차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연간 5000억 달러를 받아 세금으로 1년에 700억 달러를 납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에서도 자동차산업은 고용의 6%, R&D(연구개발) 투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 규모로 직접 고용 220만명, 서비스 등 관련 부문 980만명 등 총 1200만명 창출 효과로 추정된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의 총 투자규모는 400억 유로로 그 중 절반인 200억 유로를 R&D에 투자하는 수준이다.
이처험 전체 산업에서 자동차의 기여도가 높은 만큼 자동차 산업의 부활은 곧바로 전체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기도 한다. 2008년 금융위기로 파산위기까지 직면했던 GM과 크라이슬러는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해 2009년 1298만대까지 감소했던 빅3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지난해 1588만대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 1503억 달러, 영업이익 57억 달러를 기록한 GM은 2014년까지 17개 공장에 총 2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드도 2015년까지 디자인 및 공장에 16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에 따라 고용도 2010년을 저점으로 반등하며 지난해 전년대비 2.2% 증가한 42만7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의 독일,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도 자동차 지원책을 펴고 있다. 9~10년 이상된 중고차를 폐차한 후 신차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며 내수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 독일은 9년 이상의 중고차를 폐차한 후 신차 구매시 2500유로를 지원했으며 프랑스는 10년 이상의 중고차에 대해 저이산화탄소배출 신차를 살 때 1000유로를 지원한다.
이밖에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도 통상마찰을 불사하고 자국 자동차 제조사를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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