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전쟁이 본격화됐다. 단일화 1차 시한인 11월26일(대선후보 등록 마감일)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가 갈수록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가장 두드러진 기류변화는 안 후보 측 캠프에서 일고 있다.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에 “대답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던 기존 입장에서 “단일화는 국민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단일화 금기어가 깨진 것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22일 “단일화는 국민이 만들어주시는 것이다. 국민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뜻이다. 이것이 후보의 기조”라고 했다. 금태섭 상황실장도 이날 오전 라디오방송에서 “단일화가 결국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데 이론이 없다”고 말했다.

캠프 일각에서는 단일화 시점까지 거론되고 있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11월 말 대선후보 등록을 할 때까지 두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민주당과 야권 전체 세력이 힘을 합쳐야한다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나로 힘을 모아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전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 측은 11월26일까지 반드시 단일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측이 후보등록을 한 이후 진행되는 단일화는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했다. 양측이 후보등록을 하면 양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인쇄돼 유권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수많은 무효표가 양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선까지 완주하지 못하면 대선자금을 보전받을 수 없는만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어느 한쪽이 물러나야한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있다.

이에 문 후보는 22일 ‘새로운정치위원회(새정치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본격적인 정치쇄신 행보에 나섰다. 안 후보가 단일화조건으로 던진 정치쇄신 주문에 대한 화답 성격이다. 전날 양정철, 전해철, 이호철 등 친노 핵심 참모그룹이 자진사퇴하면서 문 후보의 운신 폭도 크게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측근 2선 후퇴를 정치쇄신으로 볼 순 없어도 노무현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상징적인 효과, 선대위 멤버들의 폭넓은 활동을 보장하는 의미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교감이 성립되자 양측이 선호하는 단일화 방식도 조심스레 타진되고 있다. 시한이 촉박한만큼 여론조사와 국민경선이 주로 거론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에 우위를 보이는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안 후보 측 정책을 총괄하는 장하성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안 후보 쪽으로 단일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문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민주당 후보는 100만명이 참여해 만들었는데 3000여명의 의견만으로 단일화를 결정할 수 없다. 국민대중이 참여하는 경선방식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보등록 마감일이 한달 남짓한 가운데, 국민참여경선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박 후보가 포함된 삼자구도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라고 했다. 최근 야권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 앞선 결과를 의식한 발언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조직이 없는 안 후보는 여론조사 외에는 선택지가 달리 없다. 반면 문 후보는 지지율 추이에 따라 여론조사와 경선 등 유리한 방식을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ㆍ이정아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