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 설문조사에 응답한 대가를 주는 것처럼 꾸며 약 17억원의 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 대표와 이를 챙긴 의사 등 100여명이 적발됐다. 쌍벌제 시행 이후 최대 규모 입건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김홍창 부장검사)는 전국 300여개 병원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A 제약회사 대표 B(42)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B 씨로부터 500만~2400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의사 등 병원 관계자 97명과, 중간에서 리베이트 금액을 가로챈 A 사 영업사원 11명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유령회사를 차려 A 사의 리서치 업무를 대행하는 척하며 53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등)로 C 업체 운영자 D(39) 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B 씨는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의약품 관련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 대가를 주는 것처럼 꾸며 전국 321개 병ㆍ의원의 사무장과 의사 등 97명에게 리베이트로 16억8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과거 제약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D 씨를 통해 의약품 관련 리서치 사이트를 만들고 의사 등 병원 관계자가 실제 설문에 응한 것처럼 한 두차례 형식적으로 접속하도록 했다. 이후 1년 예상 처방액의 10~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선지원금 명목으로 C 업체 계좌를 통해 지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 제공방식이 더 교묘해 지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리베이트 유형 적발에 나서 고질적인 관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