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는 개 돌아본다’, ‘달 보고 짖는 개’, ‘천둥에 개 뛰어들듯’, ‘개가 웃겠다’, ‘개도 닷새만 되면 주인을 안다’, ‘개팔자가 상팔자’…. 우리나라 동물관련 속담엔 ‘개’가 가장 많이 등장한다. 정유지 씨의 2004년 석사논문에 따르면 개는 동물속담의 28%에 등장해 소, 호랑이를 2, 3위로 밀어냈다.
아무리 사람과 친해도, TV 개그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개 인형(‘브라우니’)조차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건 놀랍다. 브라우니에게 여자친구 소개해주겠다는 인간들이 줄을 섰고, 인형가게도 개 때문에 때 아닌 호황이다. 14일엔 중국 인기 여배우 장바이즈(張柏芝)도 브라우니를 찾았다.
개 인형조차 아이돌이 되는 ‘개 열풍’이다. 최근 들어 ‘개’ 자(字)는 ‘크고 대단하다’는 뜻의 비속어 접두사로도 쓰인다. 이런 현상에 웃음 짓다가도 티끌 만한 씁쓸함이 있다. ‘사람이 개만도 못한가’하는 자조(自嘲), ‘주변에 좋아할 일이 그리도 없나’ 하는 넋두리.
개를 다시 보자. 온갖 자극에 즉각 대응하고, 호불호가 분명해 낯선 것에 가차 없이 짖는다. 뭔가를 요구할 때 주인에게 몸을 부비지만, 화가 날 땐 곧바로 이빨을 드러낸다. 주인의 동태와 눈치를 살펴 반응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혼나고도 몇 십분 지나지 않아 다시 꼬리치며 주인을 반긴다는 점이 맘에 든다.
안면구조상 웃지는 못해도 개는 사랑하는 법을 알고, 뒤끝이 깨끗하며, 액션본능이 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이 개를 왜 좋아하는지 이유가 분명해진다. 사랑, 쿨한 성격, 실천력은 일반인은 물론 대선후보조차 한꺼번에 갖기 어려운 덕목들이다. 매일 개에게서 한 수 배운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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