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당내 위기 돌파를 위해 공석 중인 총괄선대본부장에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후보는 또 “선거를 앞두고 판을 흔들면 안 된다”던 입장에서 크게 후퇴, 조만간 당내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친박 비서진과 당 지도부 퇴진에 대해서도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치쇄신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앞으로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게 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박 후보와 한때 불협화음을 겪기도 했지만, 당내 기반이 탄탄하고 친박 및 친이계로부터 거부감이 없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4ㆍ11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백의종군을 선언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또 다른 당내 내홍 상황에 대해서는 “문제되는 부분은 조만간 다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닷새째 당무 거부와 관련해서도 “거부하고 계신 게 아니며, 그 문제는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또 한광옥 민주통합당 전 상임고문의 국민대통합위원장 내정을 둘러싸고 위원장직 사퇴의 배수진을 치고 있는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원만한 해결을 자신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다 뒤엎어 새로 시작하자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선거를 포기하자는 애기”라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던 것에서 하룻밤 새에 입장이 변한 것이다. 박 후보는 전날 밤 새누리당 선대위 의장단과 긴급회동을 갖고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이대로 대선에서 이기면 기적이다.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박 후보는 심포지엄 인사말에서 최근 선대위 구성 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당이 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 모두를 실현시키기 위한 산고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그렇게 다른 의견이 충분히 나올 수 있고, 그런 의견들이 자유롭게 표출되고 서로 조정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후보의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종인ㆍ안대희 위원장의 당무 거부, 지도부의 퇴진을 골자로 한 인적 쇄신 파동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원장은 이날 입장 변화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 변화 없다”며 짤막하게 답했으며, 박 후보를 만났냐는 질문에는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날에 이어 한광옥 임명 시 정치쇄신특위 전원 사퇴라는 최후통첩으로 박 후보를 압박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