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리얼미터 추석이후 대선 여론조사

40대와 PK(부산ㆍ경남ㆍ울산)의 표심이 18대 대선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40대와 PK는 계층별ㆍ지역별 지지율의 분수령으로, 이들의 지지율에 따라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안철수(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출렁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헤럴드경제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40대 지지율이 38.9%로 문 후보(56.7%)에 비해 17.8%포인트 뒤처졌다. 안 후보와의 경쟁에서도 38.7%로 안 후보(57.4%)보다 무려 18.7%포인트 떨어졌다. 과거사 사과 발언 이후 10%포인트 내외로 좁혀졌던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세대와 5060세대가 뚜렷하게 진보와 보수로 ‘제로섬’게임을 하는 것과 달리 40대는 주요 이슈에 따라 여야를 넘나들며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야 후보 모두 40%대 지지율로 팽팽했던 한 달여 전과 달리 최근 들어 격차가 10%포인트→5%포인트 안팎으로 줄었다가 다시 15%포인트 이상으로 넓어지는 등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박 후보의 과거사 발언과 사과, 안 후보의 출마 선언과 검증 등 각종 이슈와 여론조사 발표 결과에 따라 표심을 바꾸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도 상당하다.

게다가 향후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도 40대에서 25.1%로 가장 많았다. 30대 연령층의 후보교체 의향이 24.6%이지만, 이들은 여야의 경계를 넘나들기보다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의 자리바꿈으로 분석됐다. 결국 ‘몸통은 보수, 머리는 진보’인 40대가 여야를 넘나드는 ‘줄 듯 말 듯 표심’으로 대선후보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 기준 2030세대와 50대 이상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이 38.8%와 39.2%로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당락을 40대 표심이 가를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40대 선거인단 수는 887만5643명으로 전체 유권자(4052만8052명)의 21.9%를 차지한다.

40대와 함께 전통적인 여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PK 지역의 표심도 후보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공교롭게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PK를 연고로 두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야당 지지율도 늘고 있다. 실제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다자대결의 경우 43.8%의 지지율로 과반 획득에 실패했다. 문 후보(20.1%)와 안 후보(24.8%)보다 수치는 절대적으로 높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회창ㆍ노무현 후보가 맞붙었던 2002년 대선에서 PK는 이회창 당시 후보에게 65%의 절대적 지지를 보였다. 무려 146만표나 더 이 후보에게 준 것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박 후보는 텃밭에서 100만표 이상을 경쟁자에게 넘겨준 꼴이다.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5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긴 했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도 모두 40% 중반대의 높은 지지율을 가져갔으며, 정당 지지도도 새누리당은 48.8%로 민주당과 무당파층을 합한 수치보다 약간 높을 뿐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40대와 PK지역 표심이 후보 지지율과 동조화 현상이 뚜렷하면서 이번 대선을 판가름하는 전략적 투표층으로 분석된다”며 “40대의 경우 박 후보가 오차범위 이내로 격차를 좁혀야 승기를 잡을 수 있으며, PK지역에서도 야권이 40%가량 가져가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