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사·석유공사 등 최대 1000만원씩 쌈짓돈 쓰듯
부실한 경영으로 정부로부터 성과급 지급 정지를 명령받은 공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배짱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채가 많아 경영 개선이 시급한 공기업들도 직원들에게 후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료비연동제 유보조치로 요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에너지 공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전력거래소 등 지난해 D등급 평가받은 공공기관 14곳 중 12곳이 올해 자체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거스른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6월 13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광화문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방만하게 경영한 공기업이 있다면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경영평가 결과 D등급,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됐다. 하지만 해당 공공기관 14곳 중 9곳은 자체 성과급을 지급했고 3곳도 지급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D등급)는 2010년 1인당 1853만원, 2011년 1582만원에 이어 올해 7월 말까지 지난해의 57%에 달하는 904만원을 지급했으며, 기관장도 8104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1473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한국가스공사도 올해 이보다 많은 1561만원을 지급했다.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도 직원들에게 ‘후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었다.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부채 규모 상위 10위의 공공기관 중 상당수가 수백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대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성과급 잔치는 공공기관들이 수조원대의 연료비연동제 미수금을 내년 이후 요금 인상으로 충당하겠다는 내부 방침과 맞물리면서 더욱 비난받게 됐다.
<윤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