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천만 명 돌파를 이뤄낸 ‘해운대’를 비롯해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 ‘퀵’ 등 잇따라 흥행영화에 출연한 덕에 안목과 실력을 두루 갖춘 연기파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한 강예원. 그가 영화 ‘점쟁이들’(감독 신정원) 개봉과 함께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슈데일리와 만났다. 강예원은 다소 늦은 시각인데다가 영화 홍보와 인터뷰 일정 등 타이트한 스케줄 탓으로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특유의 씩씩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강예원의 신작 ‘점쟁이들’은 전국 팔도에서 엄선된 초인적인 능력의 소유자 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수십 년 간 되풀이 되고 있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호러물이다. ‘해운대’, ‘퀵’에서 귀엽고 수다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코믹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그는 ‘점쟁이들’들을 통해서도 천방지축 사랑스러운 사회부 기자 찬영 역을 맡아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다.
“‘점쟁이들’ 시나리오를 읽고나서 기획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국내 제작현실상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스파이더맨’ 같은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판타지물을 만들기는 힘들잖아요. ‘점쟁이들’은 우리나라의 고유의 특성을 가진 판타지물이란 것이 확 느껴졌어요. 한국형 판티지물이랄까. 돈을 조금 적게 들이더라도 향후 해외 시장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어요.”
강예원은 ‘젬마’라는 세례명을 갖고 있는 가톨릭 신자로 이미 ‘해운대’ 전부터 매일 묵주기도를 할 정도로 독실하게 종교를 믿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그는 평소 점쟁이들과 인연이 전혀 없었다.
“제가 성당을 다니다 보니 점(占)에 대해서 평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대신 매일 기도를 하고 있죠. 제가 한단계식 올라가는 것이 다 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일이 생기면 남의 덕이고, 나쁜 일이 생기면 제 탓이죠. 부모님의 교육덕 분인지 어렸을 적부터 이런 마음가짐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어요.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 목표이죠.”
강예원은 지난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로 데뷔한 이후 영화 ‘중독’ ‘마법의 성’에 출연하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그는 ‘마법의 성’에서 구본승과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영화 실패로 인해 잠적설, 은퇴설, 유학설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강예원의 도전은 그 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1년만인 2004년에 활동을 재개, 예명을 강예원으로 바꾸었다. 2007년에는 영화 ‘1번가의 기적’ 선주역으로 스크린에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이후 많은 작품을 통해 흥행에 성공, ‘연기 잘하는 흥행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금의 성공이 개명 덕분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까지 걸어온 저의 인생을 돌아볼 때 이름을 바꾸지 않아도 성공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제 주변에도 이름 바꾼 분들 엄청 많은데 그분들이 다 성공한 건 아니더라고요. 하하.”
강예원은 극중 사건을 한번 물면 놓지 않는 특종 전문 사회부 기자를 맡은 까닭에 목숨을 위협받는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그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기는 스태프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 그는 전작인 ‘퀵’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폭탄이 터지는 현장을 무거운 헬멧에 하이힐을 신고 시속 200km를 웃도는 오토바이를 탄 채 촬영한 바 있다.
이처럼 밖에 서있으며 추위를 버텨내기도 힘들었건만, 그의 시련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선 차가운 겨울 바다에 잠수하는 수중신까지 펼쳐졌다. “차가운 바다에 잠수하는 장면이 있는데, 잠수 장비인 머구리 무게만 70kg이 넘더라고요. 머리 장비만 40kg 정도인데, 그래서 목 디스크와 어깨 디스크까지 생겼죠. 설상가상으로 머구리 안으로 물까지 스며들어와 추운겨울 동상에 걸릴 뻔 했어요.”
이처럼 ‘퀵’과 ‘점쟁이들’을 통해 고생을 톡톡히 했음에도 불구, 강예원은 여전히 목마른 듯 보였다. 그녀는 차기작으로 ‘조선미녀삼총사’를 선택했다. 제목만 봐도 고생문이 훤히 들려다 보인다. 이쪽, 저쪽 힘들게 뛰어다니고 땅에 굴러 흙먼지를 뒤집어써도 그녀는 미소 짓는다. 이젠 몸 사리지 않는 여배우의 전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쯤 하면 이게 저의 병인 것 같아요. 혹사당하는 작품을 일부러 찾아서 하는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도 선택하는 작품이 몸을 쓰는 영화더라고요. 영화 촬영하는 내내 ‘왜 나는 이 작품을 선택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촬영을 마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뭐 작품만 잘된다면 이 한 몸 고생해도 감수할 수 있어요. 하하.”
최준용 이슈팀 기자 enstjs@ /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