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양)=신상윤 기자]“가구회사에서 30여년 일했는데, 일자리를 놓으지 8개월이 됐다. 저같은 사람도 뽑는다고 해서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왔다.”(윤영길(57ㆍ고양 탄현동)씨)

“전기회사 상무로 일하다가 한달전 그만뒀고, 처음 취업전선에 나섰다.

CIO급을 원하고 있는데 그런 자리가 혹시 있을지 오기는 했지만….”(윤용종(52)씨)

12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1전시장 2홀에서 열린 ‘2012 베이비부머 일자리 박람회’현장. 시작은 오전 10시였지만, 1시간 전인 9시부터 베이비부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채용공고판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떤 이는 취직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표정이 밝아졌고, 어떤 이는 뽑는 인력이 대부분 실무자나 사원급이라는 점에서 실망감에 한숨을 쉬었다.

오늘날 베이비부머들의 처한 현실이 고스란이 묻어나왔다. 과거 경제성장의 주역에서 서서히 주변계층으로 도태되는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ㆍ1955~1963년 출생자)의 아픔이 짙게 깔렸다. 아직 일 할 수 있는 정열과 체력이 남아 있지만, 원하는 곳이 많지 않은 현실. 그래도 10년~20년 간은 더 일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찾은 곳이 바로 이 박람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노사발전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날 박람회는 그래서 눈물 겹지만 남다른 상징성을 지닌다. 젊은 세대 채용이 물론 중요하지만, 조기 퇴직 또는 사업 실패를 겪은 베이비부머들에게 새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일구는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민관협력의 첫 베이비부머 채용설명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엔 두산, 삼성, SK, LG, GS, KT, 포스코, 한화, 현대자동차(가나다순) 등 9개그룹의 협력업체 100곳과 중소기업 42곳 등 총 142곳의 기업이 참가했다. 참가 기업들은 박람회장에 채용부스를 설치하고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 총 1190명을 채용키로 했다.

열기는 뜨거웠다. 베이비부머들의 높은 관심은 사전 면접 신청 때부터 입증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사전 면접 신청자로 1500명이 등록했다. 김동준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재취업지원단 수석 컨설턴트는 “지난 7월 삼성과 공동 주최한 베이비부머를 위한 취업 박람회 때와 사전 면접 신청자 수가 비슷하다”며 “당시와 비슷한 4000여명이 면접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들을 위해 채용부스 142개 외에도 면접대기실 6개, 취업도움관 3개, 취업컨설팅관 3개 등 30개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창업관에서는 창업아이템 선정과 최신 창업 경향 분석 등 전문 상담이 이뤄졌고, 직업훈련체험관에서는 제과ㆍ제빵사,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의 직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행사장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베이비부머의 발걸음은 절실해 보였다. 곽 모씨(주부ㆍ57ㆍ부천 원미동)는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할일이 뭔가 있을까 찾던 차에 일자리 박람회를 보고 왔으며 솔직히 일자리 찾는 것은 처음인데 막연하다”며 “사무직을 원하지만 생산직이나 노무직이라도 상관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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