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채상우 인턴기자]지난 해 중소 건설관리 업체에 입사한 신입사원 김모(27) 씨는 부산에 위치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했다. 김씨는 취업시즌에 채용설명회를 단 한번도 가지 못했다. 그는 “건축학과를 다녔는데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단 한번도 채용설명회를 가진 적이 없었다. 건설회사뿐 아니라 조선회사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기업 채용설명회는 기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의 학교 동기들 중에는 취업설명회를 듣기 위해 ‘부산대’나 ‘벡스코(BEXCO)’까지 먼걸음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김 씨의 한 지인은 “채용설명회나 채용상담 등에 참여하면 어느 정도 입사에 있어서 혜택을 주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하지만 우리는 그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더 큰 문제는 정보력의 차이다. 입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정보를 우리는 전혀 모른다. 당연히 취업에 있어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 ‘열린 채용’이라는 슬로건으로 대기업 및 금융권 등에서 지방대 출신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최대 규모의 채용인원을 뽑는 삼성의 경우 전체 채용인원의 35% 정도를 지방대 출신으로 채용할 예정이고, SK텔레콤도 지방대학생 채용 비중을 최소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방대생이 체감하는 채용설명회와 채용상담의 기회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제공한 하반기 채용설명회ㆍ채용상담회 자료에 따르면, 7일 현재 예정된 하반기 채용 관련 행사는 9월 7일부터 9월 27일까지 총 1149건으로 이 중 지방대에서 열리는 행사만 621건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인천, 경기권 주요 대학과 지방의 최상위권 대학에 집중돼 있어 사실상 대학교 서열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해 자료와 비교했을 때 지방대생에게 좁은 채용문은 그대로인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동일 기간 채용설명회ㆍ채용상담회 건수는 총 1171건으로 이 중 지방대학 행사는 634건이었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작년 지방대 행사 비중이 54.1%, 올해 지방대 행사 비중이 54%로 작년에 비해 오히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서울대학교에서 개최한 채용박람회에서는 외국 유명기업을 포함한 186개 기업이 몰렸다. 부스 참가비로 서울대가 벌어들인 돈은 94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지방 사립대의 경우 무료로 박람회를 개최해도 기업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3년 전부터는개별 기업 취업설명회만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찬영 교육과학기술부 취업지원과 사무관은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기에 지난 6월 지역대학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지방대학 공동 채용설명회를 하는 등 일반 학생들이 느끼지 못할 뿐이지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과는 별개로 지방대생들이 채용 정보를 접할 기회가 늘었다는 것을 실제로 체감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취업정책에 대한 불만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