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 설문
여대생 A(24) 씨는 지난 7월 같은 지하철역에서 두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 첫 피해는 지하철역 입구에서 발생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가던 A 씨에게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남성이 어깨를 부딪히며 오른손으로 A 씨의 엉덩이를 세게 움켜쥐었다. 당황한 A 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약 2주 후 A 씨는 또 피해를 봤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던 A 씨를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뒤쫓아와 가로막았다. 남성은 A 씨 앞에서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을 내리며 A 씨를 희롱했다.
온라인 취업 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최근 성인 여성 5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2명 중 1명은 ‘실제로 성추행 및 성폭행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신체 접촉 및 밀착 등 경미한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설문자의 70.6%(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공공장소 등에서 이뤄지는 경미한 성추행의 경우는 현행범으로 적발되지 않는 이상 처벌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서울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올해 1~8월에 입건된 성추행범은 618명에 달하지만, 상습성이 인정돼 구속된 경우는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 13일 지하철 4호선에서 4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회사원 B(35) 씨는 동일 전과 3범이지만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구속된 적이 없다.
추행의 정도가 경미해도 피해자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겉으로 보기에 경미한 성추행도 피해자의 상황에 따라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피해 사실을 감추거나 적절한 상담이 이뤄지지 못하면 오랜 시간 마음의 상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