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다음달 1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을 떠나 수표동 시그니쳐타워로 둥지를 옮기고 새출발한다. 금호석화 계열 6개 회사가 모두 이사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둥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금호석화는 2008년 준공된 금호아시아나 본관 건물 27개층 중 5개층을 사용했다. 2015년 9월까지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다른 세입자를 입주시키는 조건으로 만기 이전에 이사할 수 있게 됐다.

시그니처타워는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준공한 지하 6층, 지상 17층짜리 2개동 빌딩.

금호석화 관계자는 “사무공간 부족으로 이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를 놓고 금호석화의 계열분리 과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10년부터 계열분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 건물 내의 ‘동거’가 불편했다는 후문이다.

한지붕을 떠나 각자 살림을 꾸리지만 금호석화의 실질적인 계열분리는 사실상 정체된 상황이다.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화가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매각하면 기업집단에서 완전히 계열 제외될 수 있음에도 아직 지분을 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아시아나 주가가 떨어져 있는 시점에 굳이 지분을 처분할 필요가 없다”며 “주가가 올라 적절한 시점이 되면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금호석화는 자사가 제기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제외해달라는 소송의 결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계열분리하면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실체가 사라지게 된다.

<신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