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직업, 커플 파괴범 (Briseur de couple : un job en or)
당신이 실업상태에 놓여있고 다음 구인광고를 읽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www.seseparer.com. 커플을 해체시키는 사업의 선두주자가 남녀 팀장을 찾습니다. 진지하고, 감정을 느끼지 않으며, 다이내믹하고, 창조적 타입이라면 100% 성공을 보장합니다.”
커플이 헤어지는 일을 도와주면서 생활비를 버는 방식을 누가 좋아할까? 간통에 대한 거짓 증거물을 만들고, 타인의 결혼생활을 삐걱거리게 만들며, 배우자로부터 벗어나도록 남편이나 아내의 마음을 뒤흔들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 대체 누구일까? 베레니스 마인존(Berenice Meinsohn)이 바로 주인공이다.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이자 필망트로프란 회사를 창설한 베레니스는 현실을 풍자한 비디오 설치작품인 ‘채용시험’을 통해 현실을 풍자한다. 거기에서 실업자들은 온갖 종류의 채용시험을 치른다. 도시의 불행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여행 가이드, 암탉 도살자, 개 같은 탐정, 커플 파괴범 등이다.
베레니스는 “나는 2004년에 처음 채용 면담 장면을 찍었습니다. 그 후로도 15개를 더 제작했는데, 매번 실제 존재하지 않는 직업들을 만들어냈지요. 촬영대상들은 대부분 지극히 허약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웃기기 위한 가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정말 직업을 가지려고 애씁니다.
그들은 ‘이력서’를 항상 지니고 있습니다. 이 직업들은 너무나 터무니없기에 채용 면접은 부조리하고도 시대착오적입니다. 그때 관객들은 ‘직업을 찾고 우리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대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대체 무엇을 위해 인생을 거는 것일까?’라고 자문해보게 됩니다.”
쥘리에트의 예를 들어보자. seseparer.com의 팀장 자리에 지원한 그녀는 예전에 무정부주의를 지지하는 펑크족이었다. 쥘리에트는 수줍음을 내팽개칠 정도로 충분히 풍파를 겪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당신이 제안하는 자리에 아주 끌렸습니다.”라고 쥘리에트는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아이디어가 아주 혁신적이라 생각했지요. 별거 상태에 있는 커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들 요구에 따라 사생활에 개입하고, 그들이 가능한 빨리 헤어질 수 있도록 돕는 일말입니다.” 그녀는 전화회사를 위해 일했던 인물이다. “나는 성적 괴롭힘을 당했어요.
이러한 직업적 경험 때문에 일부 상황에서 무감각해질 수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꽤 흥미로운 이별 경험이 있습니다. 5년 동안 7번이나 이별을 했기에, 아주 어렵게 그 누군가로부터 멀어지는 일을 잘 압니다.”
쥘리에트는 관계를 끊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죄의식을 덜 느끼기 위해 사람들이 때로는 타인의 주도에 몸을 맡기고자 한다는 사실도 안다. “당신이 내린 결정이오? 좋소. 당신이 원하니 헤어집시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지만, 고독이 두렵거나 이해관계 때문에 계속해서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하지만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여성들도 있다. 그럴 경우 상대방을 떠나는 게 낫다. 어떻게 하면 이별을 더욱 신속하고 ‘깔끔하며’ ‘단호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쥘리에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음성메시지함이나 SMS, 인터넷에 가짜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서이죠. 배우자가 자기 정부와 함께 베니스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믿게끔 비행기 티켓을 위조하는 방식도 있지요. 간음을 가장해 아파트에 의도적으로 물증을 남기는 방식도 좋습니다. 연적(戀敵)인 척하는 배역을 고용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사촌인 척할 수도 있습니다.
커플에 불을 지르는 역할을 떠맡는 것이지요.” 절교를 유발시키기 위한 모든 수단이 동원된다. 배우자를 유혹자의 품속에 안기도록 만드는 모양새를 포함해서 말이다.
동원 가능한 모든 전략을 열거한 후 가상의 커플 파괴범은 다음과 같이 진지하게 결론을 내린다. “100% 효율성, 100% 만족, 100% 이별을 보장합니다. 따라서 1달에 4000유로 이하를 받아야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정의 부재’ 속에는 일종의 균열이 발견된다. 쥘레이트는 다른 커플 중 한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커플이 깨지도록 애쓰는 솔로들을 위해 일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한다.
데일리모션 사이트를 통해서도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비디오는 리용 소재 환경의 집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TV 화면은 마치 채용시험을 볼 때처럼 의자에 걸터앉은 인조 육체 위에 놓여있다. 화면은 당신의 얼굴 높이에 위치해 있다. 당신은 지원자 얼굴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게 된다. 거울을 바라보면서 당신은 “직업을 찾는 사람이 나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베레니스 마인존은 “우리 모두가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아야 하는 엄연한 현실도 있지요. 문제는 우리가 열망과 현실 사이에서 중간지점을 택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일생동안 어떤 직업을 수행하게 될까요? 우리가 지상에서의 시간을 어디 할애해야 할까요?
그리고 보다 개인적인 방식으로 ‘유희를 즐길 줄 알까’, ‘기계에 기름을 칠 줄 아는가?’, ‘살아있는 시간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생애를 존중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베레니스는 타협의 문제를 제기하며, 사회 속에서 각자가 어떻게 연루되어있는지 관객들로 하여금 생각해보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그녀는 우스꽝스럽고도 놀이를 즐기는 방식으로, 때로는 현실이 훨씬 잔인하다는 사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그가 고안해낸 직업들 중 일부는 실제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도시 불행 체험여행 가이드 같은 것이다.
베레니스는 “비디오를 찍으면서 나는 예전에 노숙자 생활을 했던 사람을 등장시켰습니다. 비디오 속에서 그는 자신이 집이없는 이들을 위한 신문 판매원이었고, 오랜 거리생활 체험이 있으며,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면서 두려움을 느껴보고자 하는 부자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합니다.”
2009년 10월 28일부터 11월 17일까지 리용 소재 ‘환경의 집’에서 전시되었다. ‘환경의 집’ 주소는 보댕(Bodin) 거리 4번지이다. 베레니스는 이 구직 면접 비디오가 프랑스 전역의 직업소개소에서도 상영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지는 에릭 크롤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