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치른 경제적 대가는

민주화 시위가 1년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시리아 리비아 예멘 이집트 등 4개국은 상당한 경제적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이들 나라 국민은 민주화를 향한 노력이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6월 발간된 최신호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유혈 사태와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낭비된 국가재정과 국내총생산(GDP)이 총 550억달러 이상”이라며 4개국이 치르고 있는 민주화 과정의 ‘경제적 대가’를 소개했다.

FP는 최악의 유혈 사태를 겪고 있는 시리아에 대해 컨설팅회사 지오폴리시티의 전망치를 인용해 “2011년 10월 기준으로 시리아의 GDP 손실분은 전체의 10%가 넘는 60억달러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리아의 통화 가치는 ‘자유낙하’ 중”이라면서 “물가는 치솟고 수출길은 막혔다”고 덧붙였다.

인적 손실도 상당하다. 주요 외신은 시리아 사태로 2만명가량이 숨졌으며, 이웃 나라로 탈출한 난민도 수십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리비아는 지난해 GDP의 60%가 증발했고, 원유 수출은 40%가 줄었다. 국제이주기구(IOM) 자료에 따르면 리비아에서 일하던 해외 노동자 70만명 이상이 내전 기간에 리비아를 떠났다. FP는 “내전으로 인한 대규모 사상자가 다른 모든 비용과 손실을 능가한 사례”라고 평했다.

예멘도 심각하다. 2011년 민주화 시위 이전 유엔은 예멘의 경제성장률을 3.4%로 내다봤다. 그러나 물가가 평균 20%씩 오르면서 예멘 경제는 크게 후퇴했다. IMF는 예멘의 GDP가 올해도 0.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5세 이하 예멘 어린이 약 100만명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25만명은 아사위기에 내몰렸다. 예멘 전체 인구 절반은 하루 2달러 이하로 먹고사는 절대빈곤 상태다. 약 1500만명분의 식량이 부족하다. 청년 실업률도 50%를 넘어섰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집트의 경제는 2010년 5%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엔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졌다. FP는 “계속되는 정치적 긴장과 경제 파탄이 반정부 시위대와 군부 사이에 발생한 ‘갈등비용’을 넘어섰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FP는 “일부 국민은 오히려 겉으로 평온하던 독재정권 시절을 그리워할 정도로 이들 나라가 치른 대가는 엄청났지만 시민 대부분은 민주화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고 있다”며 “시리아처럼 해결 기미가 안 보이는 나라에서도 이 같은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윤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