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선물 매도를 시작했다. 보유한 현물의 하락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단 얘기다. 최근의 상승세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말부터 선물시장에서만 3조원 넘게 순매수했고, 이에 따른 베이시스 상승으로 차익 프로그램에서만 3조5000억원의 순매수가 나왔다. 시장 상승은 프로그램 매매가 끌어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은 좀 달라졌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이날까지 8거래일째 순매수를 계속 이어가되, 선물시장에서는 나흘째 6000억원 가까이를 내놨다. 코스피 하락에 따른 헤지에 나섰다는 뜻이다.

문제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글로벌 정책 기대감과 출발을 같이한다는 데 있다. 대외에서 부정적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외인 매수세로 상승한 우리 시장으로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코스피가 외국인의 선ㆍ현물 매수세에 1800선에 올라선 지난달 27일은 마리오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의 유로존 구제 발언이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등한 뒤였다.

단기에 대규모 매수가 이뤄지면서 그간 투자매력을 더했던 가격 메리트가 줄었단 점도, 그간의 매수세가 이어지기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더한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 시 보인 대규모 매수세는 그간 설정해 놓은 매도 포지션을 줄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나흘간 보인 매도세가 그간 매수 포지션에 비해 소규모라는 것과 베이시스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14일 기준 평균 베이시스는 1.5로 이론 베이시스 0.7의 두 배를 넘어섰다.

다시 말하면 이날 프로그램 매수에 나설 경우 기준금리인 CD금리의 두 배를 확정 이자로 받는단 뜻이 된다. 미국이나 유럽이 사실상 제로 금리임을 감안하면 돈을 꿔서라도 우리 증시에 프로그램 매매 투자에 나설 매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차익으로 8월에만 무려 2조원 이상의 순매수에 나서면서 베이시스 악화 시 고스란히 매도로 출회되는 것에 대한 경계도 나온다”면서 “그러나 순수 현물 매매도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최근 보인 강력한 선물 매수세 유입을 감안하면 오히려 추가적 지수상승 기대도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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