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친구예요. 또 다른 내 모습이죠. 한동안 놀아주고 재미있게 만들어준, 자주 보고 싶을 것 같은 친구. 앞으로 못 볼 생각을 하니 섭섭한 마음이 드는 그런 친구죠.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인기리에 방영된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종영을 맞이했다. 지난 8월 12일 오후 주인공들의 행복한 모습을 담아내며 막을 내렸다. 장동건 김하늘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등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배우들은 물론, 좀처럼 섞여있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호흡으로 시작 전부터 대중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드라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 특유의 유쾌하고 재치 넘치는 대사와 배우들의 노련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시청률 상승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고, 시청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주연급 배우들의 재치 발랄한 호연 외에 ‘신사의 품격’이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재발견’이다. 신인들의 활약도 작품의 완성도에 한 몫 했다.

극중 김민종(최윤 역)을 좋아하며 결혼에 까지 골인한 김수로(임태산 역)의 여동생 임메아리 역의 윤진이. 김하늘(서이수 역)의 제자 김동협 역의 김우빈.

이종현, 가수(씨엔블루)/이종현에게 콜린이란? (인터뷰)
이종현, 가수(씨엔블루)/이종현에게 콜린이란? (인터뷰)

그리고 또 한 명이 있다. 갑작스럽게 등장해 극의 흐름을 뒤흔든 인물, 장동건(김도진 역)의 아들로 등장한 이종현(콜린 역)이다. 외모가 출중한 신인배우라고 생각하고 있는 시청자들도 있을 테지만, 사실 그는 남성밴드 씨엔블루의 멤버 이종현이다.

“주위에서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씀 해주시니, 실감을 조금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밖에 잘 나가지 않아서 몸으로 느끼는 건 아직 잘 모르겠어요. 메아리, 윤진이 양이 더 인기 많지 않나요?(웃음)”

장동건과 김하늘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알콩달콩한 연애를 이어가던 중 갑작스럽게 콜린이라는 남자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동건 뿐만 아니라 신사 4인방의 첫사랑(박주미 분)과 함께 말이다. 알고 보니 그의 정체는 장동건의 아들로 밝혀져 시청자들을 ‘멘붕(멘탈붕괴)’ 상태로 만들어 놨다.

“사실 집중적인 관심이 좀 부담스럽긴 해요. 누군가 알아봐주는걸 즐기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 저는 모르는 편이 훨씬 자유롭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왠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알아봐주시니까 즐기는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기타를 놓고 대본을 잡다 이종현의 연기 도전이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씨엔블루의 다른 멤버 정용화는 일찌감치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연기 실력도 인정받았다. 아울러 최근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강민혁도 그렇다. 또 이정신도 새 주말극을 준비 중이다.

끝까지 고집을 피웠던 것은 이종현이었다. 소속사 측에서도 지금까지 아티스트의 의견을 존중했다. 하지만 ‘신사의 품격’의 그의 오랜 고집을 꺾었다.

“사실 선뜻 ‘하겠다’고 할 수가 없었어요. 못하는 걸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죠. 정말 잘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계속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작품이 워낙 재미있어서 욕심이 났어요. 그런 중에 주위의 계속된 권유를 계기로 시작을 했죠. 막상 ‘하겠다’고 하긴 했는데 잘할 자신은 없고, 시간은 촉박하고 혼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콜린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맏형 정용화의 도움이 컸다.

“씨엔블루는 초창기 (정)용화 형의 활약이 도드라졌어요. 그게 항상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죠. 바쁘고 힘들 텐데도 형은 항상 숙소에 오면 내색하지 않고, 늘 웃는 모습이었어요. 연기 도전을 하기로 결심한 것도 용화 형의 영향이 커요”

이종현, 가수(씨엔블루)/이종현에게 콜린이란? (인터뷰)
이종현, 가수(씨엔블루)/이종현에게 콜린이란? (인터뷰)

기타와 마이크 대신 대본을 받아든 이종현. 두렵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시작한 드라마가 어느덧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신사의 품격’이라는 작품이 하나 추가됐다.

“후회요? 크죠. ‘좀 더 빨리 마음을 먹고 준비했으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마음이 들어요. 사투리를 고치는 것은 데뷔 초부터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음악만 할건데 왜 사투리를? 이라고 생각한거죠. 그런데 연기를 하게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거예요. 하려고 마음먹으니까 안되는 건 없더라고요(웃음)”

◆ 씨엔블루 4인방 곧 정극으로 연기 도전을 하게 되는 이정신을 포함하면, 씨엔블루의 모든 멤버들은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고 있다. 가수들의 연기 도전에 항상 따라 붙는 ‘발연기’라는 수식어가 이들에겐 없었다. 이전에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면, 지금은 서로 나누는 대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달라진 것은 크게 없지만, 멤버들과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또 각자 개인 활동으로 바빠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고요. 힘드니까 멤버들이 더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도 한 숙소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2, 3번 정도는 만난다. 자주 볼 수 없어서 보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것은 비단 이종현만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 (강)민혁이가 ‘’신사의 품격‘ 속 4인방처럼 우리 씨엔블루도 저렇게 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나긋하게 말하는데 진심이 느껴져서 왠지 짠했어요. 예전만큼 자주 못 봐서 애틋함이 확실히 더 커진 것 같아요. 맨날 같이 있었을 땐 몰랐던 소중함을 이제 느끼죠. 얼마 전 같은 소속사 걸그룹 에이오에이(AOA)의 쇼케이스에서 민혁이와 오랜만에 만났는데, 정말 반가웠어요”

“이번 작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용화 형도 제가 잘 돼서 행복해해요.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외롭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요(웃음)”

다음날 아침 드라마 촬영이 있지만, 저녁 늦게까지 멤버들과 합주를 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이종현. 연기를 하면서 다른 멤버들을 이해하게 됐고, 애틋함과 소중함까지 얻었다.

◆ 다시, 콜린에서 이종현으로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이종현은 씨엔블루로 돌아갈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참이다. 그동안 조금씩 해온 새 음반 준비에 올인 하며 올 하반기 컴백할 계획이다.

“음악 하는 사람은 평생 음악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졌어요. 음악만이 예술이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고집을 버리고 많은 것을 얻은 계기가 됐어요. 일생생활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그 전에는 ‘내 생각이 다 맞다’고 여겼거든요. 이제는 다른 사람 얘기도 많이 들으려고 해요. 이번 작품 속 선배님들을 보면서 ‘어쩜 저렇게 유할 수 있지?’ 할 정도로 자상하고 따뜻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저 역시도 멋있게 자라야지라고 생각했죠”

‘음악’만을 고집하던 그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두 가지 모두 서로의 장르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도 깨달았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설득하던 회사에서도 포기한 상태였고요(웃음). 그렇게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저를 단번에 꺾은 것이 ‘신사의 품격’이에요. 욕심도 생겼고요. 거창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한 것 같아요”

이종현, 가수(씨엔블루)/이종현에게 콜린이란? (인터뷰)
이종현, 가수(씨엔블루)/이종현에게 콜린이란? (인터뷰)

눈앞에서 고생을 하는 많은 스태프들의 움직임 역시 그의 변화에 도움을 줬다. 약 네 달간을 가족처럼 지냈고, 좋은 말도 많이 들었다. 행복했던 지난 4개월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그는 ‘배운 만큼 행동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연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후회는 남아요.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하죠. 스트레스를 한 번 받기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까요. 지나간 일은 좋은 것만 기억을 하고요, 앞으로 올 일에 대한 준비를 하려고요”

‘연기’와 ‘음악’, 이종현에게 이 둘은 굉장히 달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표현하는 법이 다를 뿐 ‘감정’을 전달하는 점에서 동일하다는 것을.

“본격적인 연기 도전이 음악에, 또 음악이 연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하나가 될 수 있겠죠”

음악에 대한 허전함을 연기를 하면서 채웠다. 벅찬 사랑과 현장의 따뜻함이 그것이다. 이로써 이종현은 씨엔블루로, 또 신인 배우로서도 한 걸음 도약했다.

“저에게 콜린이요? 음...새 친구예요. 또 다른 제 자신이고요. 사실 저의 모습이죠. 다른 나 일 뿐인데, 한동안 놀아주고 재미있게 만들어준 친구. 자주 보고 싶을 것 같은데 앞으로 못 볼 생각을 하니 섭섭한 친구죠.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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