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으로 본 금메달 1개의 가치는
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그걸 딴 선수들에게만 좋은 일이 아니다. 선수들이 따 낸 금메달로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국민들에겐 자긍심과 희열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그걸 비시장적 가치라고 부른다. 그걸 돈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매우 궁금한 문제다. 도대체 얼마짜리 기쁨일까?
콕 집어서는 아니지만 에둘러서 계산해 낸 논문이 있긴 하다. 곽승준(고려대), 유승훈(호서대), 장정인(고려대) 교수 등 3인이 연구한 논문(올림픽 금메달의 비시장적 가치)이다. 2007년 4월 국제경제연구(13권 1호)에 실려있다.
이 논문에서 교수들은 올림픽 금메달 1개의 비시장적 가치를 하계올림픽의 경우 연간 가구당 4471원,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연간 가구당 3832원으로 계산했다. 무형의 편익을 돈으로 따져 수치화 한 결과다.
예를 들어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소비자들이 기꺼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지불하고자하는 금액인 지불의사액(WTP: Willingness-to-pay)으로 정의된다.
금메달의 가치 역시 금메달의 획득으로 인해 만족감 내지는 효용을 느끼는 국민들이 금메달을 따내는 데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WTP를 조사하면 수치 즉 값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방법은 설문조사였다. “올림픽 금메달을 더 따내기 위해 향후 5년간 얼마나 더 세금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어려운 추정 모형과 전문적인 설문수집 과정을 통해 추정한 결과가 연간 가구당 하계올림픽은 4471원, 동계올림픽은 3832원으로 계산된 것이다. 가구당 이 금액이니 한 가구를 4인기준으로 본다면 한 사람당 대략적으로 하계는 1100원, 동계는 1000원씩의 기쁨(?)을 얻는 셈이다.
금메달 한 개가 5000만 전 국민에게 550억원어치의 기쁨을 안겨준다는 얘기다. 이번 런던올림픽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 선수단이 금메달 11개에 6050억원의 희열을 이미 만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 그만큼의 애통함이 되기도 할까? 그건 아닐 것이다. 메달을 따지 못해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는 선수에게 4년간의 고생과 노력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질할 국민은 없으니까.
권용국 부국장겸 선임기자/kw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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