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11년 2월 9일 2월물 만기를 앞두고 미국 달러화 선물스프레드가 크게 출렁였다. 달러선물스프레드 거래(달러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거래)를 담당하던 미래에셋증권 직원이 0.80 원(80 전)에 매수 주문을 내려다 실수로 80원을 입력했기 때문이다. 달러선물 계약에서 호가단위는 0.10 원, 최소가격변동액은 1000 원으로, 가격이 1.00 원 움직이면 1만 원의 손익이 생긴다.
100배 비싸게 사겠다니 곳곳에서 매도 주문이 밀려왔다. 미래에셋은 15초만에 120억 원의 손실을 봤다.
다행히 달러선물스프레드를 매도한 하나은행 등은 실수를 인정해 계약 무효 처리해 주었지만, 동양증권은 정상적 계약이라며 미래에셋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미래에셋은 이 사고로 보험금 50억 원을 지급한 현대해상화재보험과 함께 동양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부장 최승록)는 이 소송에 대해 “동양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23억 원, 현대해상화재보험에 5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동양증권 관계자는 매수 가격이 착오로 잘못 입력된 것임을 충분히 알았으면서도 차익을 얻기 위해 단시간 내에 여러 차례 매도주문을 냈다”며 “주문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을 범했다고 해도 착오를 이유로 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업무규정에 착오로 낸 매수 주문은 스스로 매도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을 두고 있지 않는다고 해도 거래를 취소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파생상품 착오 거래에 대한 구제수단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환기시킨 이 사건의 영향으로 한국거래소(KRX)는 지난 6월 파생상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를 도입했다. 잘못된 거래를 한 회원은 착오주문으로 인해 체결된 가격이 구제제한 범위를 초과하고 그 손실액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장 종료 후 15분까지 거래 상대방과 합의해 거래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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