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10만3811명의 사람을 찾습니다.”
창당 한달만인 지난 4월 해산된 녹색당이 ‘사람찾기’에 나섰다. 10만3811명은 지난 4ㆍ11총선에서 녹색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의 숫자다.
전국적으로 0.48%의 득표율을 거둔 녹색당은 2%를 넘지못하면 당이 해산된다는 정당법에 따라 총선이 끝난지 사흘만에 해산을 선언했다.
그러나 하승수 녹색당 사무처장은 “녹색당은 등록취소됐지만 녹색당의 가치와 정책, 조직은 그대로 , 기존 지역과 당원들 의견을 수렴해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창당 직후 7000명의 당원이 모였다. 탈핵, 탈토건, 농업, 평화, 인권의 가치가 우리 의사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돼야한다고 믿는 사람은 10만3811명이 된다”고 말했다.
녹색당은 한국 정치지형에선 생소하지만, 유럽 등지에선 집권에 성공할만큼 영향력이 크다.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독일 녹색당은 1998년 사회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해 집권, 2021년까지 원전을 모두 폐쇄하기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하 처장은 “대만에 이어 일본에서도 녹색당이 창당했다. 얼마전에는 파푸아뉴기니 녹색당의 총선지원을 위해 모금도 했다”면서 “녹색당이 한국정치에 시기상조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녹색당의 의제는 이미 우리 생활 안에 있다”고 말했다.
녹색당은 ‘핵이 밥상에 올라온다’ 슬로건처럼 정치와 생활이 멀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핵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조르기보다,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을 통해 탈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생협, 교회, 풀뿌리 시민단체에서 출발해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로 올라가는 상향식 의제설정 방식을 따른다.
당의 이름이 ‘녹색’인 만큼 채식, 탈핵, 생명권 등의 의제별 모임이 있지만, 노동, 청소년, 성평등, 성소수자, 평화, 정치개혁 등을 주제로도 모임을 갖고 있다.
하 처장은 “녹색당은 환경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우리 생활을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를 만드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와 교육, 정치개혁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녹색당을 향한 각 진보정당들의 구애도 끊이지 않는다. 녹색당을 흡수통합해 진보정당의 몸집을 키우고 원내 세력을 불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하 처장은 “당이 국회에 입성해서 권력을 잡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정치를 통해 우리 생활을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통합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녹색당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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