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인성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평가 기준도 변하고 있다. 우수한 ‘스펙’를 갖춘 자를 인재로 보던 기존의 인식은 줄어들고 바른 인성을 인재의 자격 요소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대입과 취업 관문에서도 인성이‘최종병기’가 되고 있다. 만점짜리 토익 성적표보다 협동심, 위기극복능력, 공동체의식, 나눔정신 등의 인성 요소가 더욱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인성 우수 학생, 입학 후 평가도 좋다”=오는 16일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인성평가의 비중이 높아진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올 해 처음 입학사정관 전형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배려, 나눔 ,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와 그 과정을 통해 느낀점’을 묻는 인성 항목을 포함시켰다.

대학도 올 해 전형에서 인성평가 비율을 대폭 확대한다.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 등 각 단계마다 인성을 중심으로 평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정부가 입학사정관 예산을 지원하는 대학을 기준으로 인성 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은 지난 해 35곳에서 올 해 50여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인성평가 강화 배경에는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하며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인성 요소를 중시해온 대학들이 “인성이 우수한 학생이 입학 후 평가도 좋다”는 나름의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 실장은 “일단 성실성이 돋보인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학교 생활에 더 적극적이다. 실제로 강의를 담당하시는 교수님들도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들은 성적 뿐만 아니라 비교과 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공동체의식, 문제해결능력 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권영신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은 “성적이나 다양한 경험 자체 보다는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했는지 등이 더 중요하다. 학생의 인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다. 자연계 학생의 경우는 실험실 등에서 프로젝트를 많이 하다보니 공동체의식이나 협동심 등이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97% “인성평가 결과로 불합격시킨 경험 있다”=취업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기업 2곳 중 1곳은 채용 과정에서 심층면접 등을 통한 인성 평가를 강조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국내 기업 31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기업은 66.7%, 중소기업은 45.7%에서 인성 채용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에 대해선 ‘입사 후 근무태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50.3%)’이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 기업의 97.2%가 인성평가 결과로 인해 불합격시킨 지원자가 있었다.

기업 마다 인성평가의 방식은 다르지만 주로 심층 면접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는 인적성 검사인 ‘GSC way’검사를 통해 신뢰, 유연, 도전, 탁월, 선제행동, 상호협력, 성과창출 등 7가지 조직가치와 지원자의 인적성이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판단한다. 이후 인터뷰, 역할극, 그룹토론 등으로 구성된 두차례의 심층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과 직무능력 면면을 살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체개발한 인성테스트 시스템을 통해 1차 선발을 한 후 실무진과 임원진을 거치는 두차례의 심층면접을 통해 지원자 개인별 인성을 평가하고 있다. 포스코, SK텔레콤, 한화, 효성 등도 채용 단계에서 인성평가를 강조하고 있다.

GS칼텍스 인사분야 고위 관계자는 “인성은 영어나 수학 과목처럼 수업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교육 과정에서 강조돼야 하는 부분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학교에서부터 전인교육이 강조돼 인성이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길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KT 인사 담당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년 간의 심층 분석을 통해 인성검사 지수가 높은 직원이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고 지속적으로 인성평가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에서 한명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10년 동안 쓸 20억원짜리 장비를 구입하는 의사결정 과정과 비견된다. 한명의 직원이 입사 후 주변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 인성중심의 채용은 더욱 강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기업의 인성 중심 채용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지난 19일 현대자동차, GS칼텍스, 대한항공, 두산,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 9곳의 인사 담당 인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인성 평가를 더욱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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