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A(17) 군과 B(16) 군. 중학교 중퇴자인 두 명은 지난 6월9일 함께 가출했다. 일면식도 없던 그들이 함께 가출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메신저 때문이었다.

게임사이트에서 게임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이들은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출을 결심했다.

이들은 가출 후 한 달 넘게 PC방과 여관을 전전했다. 그러던 지난 6월16일 수중의 돈이 떨어지자 서울 구로구의 한 병원의 병실에 몰래 들어가 현금 90만원을 훔쳤다.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수도권 일대의 병원 8곳에서 42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승용차를 훔쳐 무면허로 몰면서 6차례 추돌사고를 낸 후 차량을 버리고 도주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인터넷에서 만나 가출한 후 병원침입 절도 등 총 10회에 걸쳐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 등)로 A 군과 B 군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10대 청소년들의 가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이 가출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연도별 가출 청소년 쉼터 이용 현황’에 따르면 14~16세 가출 청소년은 5905명에서 8702명으로 47.3%, 17~19세 가출 청소년은 8750명에서 1만2054명으로 37.7% 늘었다.

친구끼리 가출을 했던 과거에 비해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연고가 없는 사이끼리도 가출을 하는 특징을 보인다.

인터넷에는 “함께 지낼 가출팸(패밀리)을 구한다”등의 글이 올라온 가출카페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은 이런 카페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만나 가출을 하기도 한다.

생활비 마련을 위한 범죄수단도 인터넷을 이용한다. 채팅을 이용한 성매매는 물론, 지난 2월에는 인터넷을 통해 중고품 사기를 친 가출청소년들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이 가출청소년들의 가출 창구는 물론, 숙식해결을 위한 정보교환, 범행모의 등의 비행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tiger@heraldm.com


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