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기자] A(여ㆍ30)씨는 8년 전 대학을 자퇴했다. 2004년 A 씨는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학교에 알려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 사이 A 씨의 신상이 학교 전체에 알려져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됐다. 신상 공개에 대한 수치심은 물론 A 씨가 먼저 꼬셨다는 투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같은 과 친구들은 A 씨를 위로하기는 커녕 등을 돌렸다. 학교내에서 왕따가 된 A 씨의 선택은 자퇴였다.
회사원 B(여ㆍ28) 씨는 올해 초 직장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B 씨의 신고로 징계위원회가 열린 동안 부서장은 B 씨에게 협박과 회유를 했다. B 씨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조용조용하게 해결하지 신고까지 했냐”는 동료들의 시선이였다. B 씨는 결국 지난 5월 퇴사를 결정했다.
직장과 학교, 친목모임 등 조직에서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이 신고를 하면 오히려 왕따 등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돼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조직 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기 꺼려하는 여성이 대부분” 이라며 “어렵게 본인의 고통을 털어놔도 피해 사례를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또 “주위에 알려질 경우 보호는 커녕 부당 해고나 ‘여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의 잘못된 시선과 직장 내 따돌림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하경주 여성민우회 상담가도 “조직 내 성추행 문제는 신속한 처리와 비밀보장이 원칙이 되지 않으면 왕따 등 2차피해가 발생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11년 한 해동안 접수된 상담사례 1151건을 분석한 결과 성폭력 피해 여성 중 32.4%는 직장 상사나 동료로부터 당한 경우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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