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前COO 증언

최근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를 조작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제리 델 미시에르 전 바클레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밥 다이아몬드 전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혐의를 부인하던 다이아몬드 전 CEO는 수세에 몰리게 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시에르 전 COO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의회에 출석, “다이아몬드 전 CEO의 지시를 받은 대로 행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10월 당시 영국중앙은행(BOE)이 다이아몬드에게 금리를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던 다이아몬드 전 CEO와 폴 터커 BOE 부총재 등의 증언과 배치된다.

앞서 다이아몬드 전 CEO는 “당국자로부터 금리를 낮추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금리 조작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으며, 터커 부총재 역시 “어떤 압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영국 감독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0월 터커 BOE 부총재는 다이아몬드에게 전화를 걸어 영국 정부 고위층이 바클레이스의 높은 리보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고, 다이아몬드는 미시에르 등 경영진에게 e-메일을 보내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미시에르는 바클레이스 리보 담당 직원에게 더 낮은 금리를 제출하라고 지시해 리보를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의회에서 미시에르는 BOE나 영국 정부 인사의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나는 BOE의 관점이 바클레이스의 리보 제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 결과 리보를 더 낮춰 제출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6월 영국과 미국 감독당국으로부터 과징금 4억5000만달러를 부과받고 마커스 애이지어스 회장과 CEO·COO 등 고위 경영진이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터커 BOE 부총재와 다이아몬드 전 CEO는 미시에르 전 COO가 우려를 오해해 금리를 조작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