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에서 온 편지  [헤럴드생생뉴스] “사랑하는 아내에게… 전투부대는 이 시간에도 베트공을 찾아서 산속을 헤매고 밤새도록 비행기가 왔다 갔다 하며 조명탄ㆍ포탄ㆍ총성이 울린다오.”

국가기록원은 6일 현충일을 맞아 호국·보훈 기록물 중 ‘전선에서 온 편지’ 4통을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는 베트남전과 6ㆍ25 전쟁 등에 참전했던 군인이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당시의 시대상은 물론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한 사연들을 담고 있다.

전선에서 온 편지 “사랑하는 아내에게…”
전선에서 온 편지 “사랑하는 아내에게…”

지난 1970년대 베트남으로 파병된 맹호부대소속 정영환(72) 대위가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는“언제나 한결 같은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그리움이 북 받치는 밤입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달려가 뽀뽀해 주고 싶은 충동이 나를 엄습하는군요”라며 아내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 대위는 그러나“이 곳 월남 땅에 많은 한국 청년이 모두 같을 거요. 나와 당신만이 겪는 수난이 아닌 이상 남들이 참아 이겨내는 고통을 우리라고 못할게 무엇이겠소”라며 헤어져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아내에게 전달했다. 정 대위는 베트남 퀴논 지역에서 보급부대 정보장교로 근무했다.   그는 특히 편지 끝부분에“애기가 배에 있는지 궁금. 있기를 바라는 마음. 당신의 남편 영아가”라고 여운을 남겨 베트남 파병 후 아내의 임신 여부를 묻는 예비 아빠의 간절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정 대위가 보낸 편지지에는 베트남 지도가 배경으로 그려져 있고, 편지지 하단에는 ‘이기고 돌아오라 파월장병지원위원회(원호처)’라고 적혀 있어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기록원은 6ㆍ25전쟁 당시‘유학성’이란 이름의 군인이 장인ㆍ장모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유씨는 눈 내리는 동지 밤에 최전선에서 장인ㆍ장모 등 처갓집 식구를 걱정하며 안부편지를 보냈다. 유씨는 편지에서“병모님(장모님의 강원도 사투리)의 염려 덕택으로 잘 지내고 있으며 군 복무에 노력하고 있으니, 저에 대해서는 조금도 염려하지 마시라”고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자신보다는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유씨는 10여년 전 고인이 됐다.

기록원은 2011년 ‘민간기록 조사위원’ 184명을 위촉해 호국ㆍ보훈 기록물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가치 있는 다양한 민간기록물을 수집해, 보관ㆍ전시하고 앞으로 대외에 적극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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