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섹스 로봇, 비너스 로보티카(Venus Robotica : sex-robot sur catalogue)(下)

서구에서는 이민노동자에게 청소나 물건을 나르는 일을 떠맡기는게 훨씬 싸게 먹힌다. 반면 일본에서는 보호주의 때문에 전자 마네킹의 도움을 받아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로봇의 도움을 통해 인구 문제에 일시적으로 대처하는 걸 아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들 중 하나다.

그렇다고 일본인들이 섹스 안드로이드를 상업화시키리라고 추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지난 2월 언론들은 ‘로봇과의 섹스 : 인간-로봇 관계의 변화’라는 매력적인 제목으로 미국에서 발간된 한 저서를 대서특필했다. 저자인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서 주드 로가 배역을 맡았던 ‘지골로 조’라는 섹스 로봇이 40년 안에 실용화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 그는 2050년까지 매혹적이고 우아한 발언들을 구사하는 하이테크 휴머노이드가 침대에서 격렬한 만족을 제공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 언론은 이런 주장을 약간 비꼬면서 “한 인공지능 전문가는 21세기 중반부터 전자 팜므 파탈 혹은 슈퍼 로봇 모델과 교감하는 것이 완벽하게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경고를 보냈다.

일본연구진도 섹스 로봇의 미래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일본의 주요 안드로이드 로봇들을 촬영한 프랑스 아티스트 뤽 아라스(Luc Arasse)는 “그들은 자신들 생전에 ‘자율적’이고, ‘지성적’이며, 인간들과 자연스런 대화를 나누며 주도권을 행사하는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가짜 로봇들만 존재할 따름이다. “안드로이드 로봇에 외양만 닮은 허수아비들이지요. 원격조종되기에 차라리 거대한 마리오네트에 가깝습니다. 실리콘, 진짜 머리카락, 피부의 미세한 진동이 로봇들에게 인간 같은 느낌을 제공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오직 인공 기계들만 들어있습니다.

목소리와 지성은 다른 방에 위치한 오퍼레이터에서 비롯됩니다. 혹은 인터넷을 통해 완전히 다른 방에서 이루어지지요. 강력한 멀티미디어 컴퓨터의 조종에 따른다는 얘깁니다.”

이러한 환상에 오랫동안 속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재 우리 주변의 소위 ‘로봇’은 원격조종되는 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또는 감정을 흉내 내기 위해 사전에 프로그램화된 인형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들이 꿈꾸기를 멈춘 것은 아니다. 뤽 아라스는 “예를 들어 2007년 한국의 재경부장관은 로봇의 제작과 사용에 관한 윤리헌장을 제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이 기계들이 노예처럼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동일한 성명서를 통해 그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모든 한국 가정이 로봇을 보유하게 될 것을 희망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위의 내용들을 풍부히 다루면서 근거 없는 희망을 조장하는 어리석은 행위로 치부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로봇공학의 첨단을 달리는 나라인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로봇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타인들이 믿도록 유혹하기 위한 작전들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최대한 섹시한 여자 로봇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임무로 삼고 있다. 여자 로봇의 복장은 짧은 치마와 알록달록한 작은 수트가 기본이다.

전문가의 기술적 한계 속에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사람들로 하여금 여자 로봇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빠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름다운 안드로이드를 우리가 유혹할 수 있을까?

뤽 아라스는 단호하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건 허구에 불과합니다. 섹시한 여성 로봇은 일본 회사 코코로가 제작한 악트로이드(Actroid)나 타이완 국립대학이 만든 에바(Eva) 처럼 단지 신기한 물건에 불과합니다.” 에바를 제작한 엔지니어이자 로봇지능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린치외(林其禹, Chyi-Yeu Jerry Lin) 교수는 유희와 관련된 소명을 명확히 설명한다.

“인간들과 로봇들을 서로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지요.” 그는 에바를 ‘인간을 포옹할 수 있는 최초의 여성 로봇’으로 제작했다. 현재로서는 여성 로봇과 더불어 우리가 예행연습을 하는데 불과하다. 약간의 이해와 더불어 우리는 그 로봇들을 멀리 바라보는 데 만족하고 있을 따름이다.

10월 28일까지 열리는 ‘비너스 에로티카’ 전시회는 일련의 매혹적인 모델들을 전시하고 있다. 인공 천사의 얼굴을 한 안드로이드들은 가상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주문형 로봇으로 소개된다. “대안운동을 벌이는 고틱 및 판타스틱 성향의 15명 예술가 모임인 ‘다크 로망티크(Dark Romatique)’는 여성 로봇의 미래 이상형이 어떤 것인지 밝혀내는 일을 임무로 삼고 있다.

”라고 ‘카비네 데 퀴리외(Cabinet des curieux)’ 관장 티에리 뤼비 씨는 설명한다. 전시회는 사진, 디지털아트, 데생, 회로를 붙인 관자놀이와 로고로 장식된 동공을 한 핀업 조각들을 총집결시키고 있다.

(이미지는 ‘비너스 로보티카’전시회 사진)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