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미국이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에게 미국비자를 즉시 발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반전을 거듭하던 천광청 사태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천광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사태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게리 로크 주중 미 대사가 ‘인권수호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6일(현지시간) 천광청 변호사가 비자를 신청할 경우 즉시 발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 “천광청의 미래는 미국에 있고 뉴욕대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다”면서 “우리는 비자를 즉각 발급할 준비가 돼 있으며 그는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측은 천광청이 해외로 가기위한 서류를 작성하면 접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면서 “중국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천은 뉴욕대의 뉴욕 캠퍼스 또는 분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미국에서 발행되는 반체제 중국어신문 다지위안(大紀元)은 천의 미국 유학은 미·중 양국에게 체면과 실리를 가져다주는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천과 가족들은 신변을 보장받게 됐지만 중국에 있는 그의 어머니와 형제 등 친척들과 지원자들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천광천의 거취가 외국유학 허용으로 매듭되는 가운데 게리 로크 주중 미 대사가 인권수호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대사가 되기 전 게리 로크의 경력에는 인권에 대한 열정을 찾아보기 쉽지않았으나 이제 새로운 평가를 받고있다고 전했다.

첫 중국계 출신의 주중 미대사이자 전 연방 상무장관과 워싱턴주 주지사를 역임한 게리 로크가 9개월 전 중국에 부임했을 때는 그의 최대 임무는 그의 전공과 이미지에 맞게 첨예해지는 미· 중 간 무역분쟁을 조율하고 양국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모아졌다.

그러나 천광청이 주중 미대사관으로 도피하면서 로크 대사는 인권 수호자로서 진가를 드러냈다.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휴가를 보내던 로크 대사는 천이 미 대사관에 연락해 오자 그를 픽업할 차를 보냈고 하루 5시간 동안 천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를 안심시켰다.

천이 베이징 차오양(朝陽)병원에서 부인 및 가족과 만나기로 했을 때는 그와 동행했고 천이 병원에 들어갈 때 천의 손을 잡고있는 로크 대사의 모습은 사진에 찍혀 전 세계에 전송됐다.

로크 대사는 이번 일로 중국 정부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됐지만 인권단체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됐다. 미 텍사스 소재 반중(反中)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미국명 밥 푸) 회장은 “그가 주중 미대사의 새로운 전례를 만들었다”고 칭송했다.

한편, 미국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은 6일(현지시간) 천의 정치적 망명을 도울 것을 오바마행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 추진 방침은 천의 미 유학을 놓고 양국이 물밑협의를 벌이고있는 상황에서 문제를 꼬이게 할 수 있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지만 천 문제를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정치공세의 소재로 계속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