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대표 프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전날 잠실ㆍ사직ㆍ청주ㆍ문학구장 등 4개 구장에 8만6033명의 관중이 들어차 이날까지 101만1006명을 불러 모았다. 종전 최소경기 100만 관중 기록은 1995년의 79경기였으며, 역대 최다 관중 기록(681만28명)을 세운 지난해에는 84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전체 532경기 중 65경기(12.2%)를 소화한 현재까지 평균 관중은 1만5554명으로, 산술적으로는 800만명도 넘볼 수 있는 흥행 속도다. 시즌 전 파문을 일으킨 경기조작 사건과 수용인원이 7500명에 불과한 청주구장에서 10경기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프로야구 흥행은 이승엽, 박찬호의 복귀가 큰 몫을 했다. 이들의 소속팀인 삼성과 한화는 각각 다섯 차례 매진을 기록했다. 현재 삼성은 6위, 한화는 꼴찌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떠올린다면 이들의 티켓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박찬호의 복귀는 ‘코리안 특급’을 보고 자란 30대 젊은 아버지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야구장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선동열, 한대화, 류중일 등 과거 ‘레전드’들이 현역 감독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 윗세대들과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 ‘아버지-삼촌-아이’로 이어지는 관중 문화를 형성하며 야구를 단순한 스포츠 이상으로 만들고 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백발이 지긋한 노인과 꼬마 아이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하는 모습이 출범 30년을 넘은 우리에게도 점차 나타나는 것이다.

라이벌 전에 대한 인식이 강해진 것도 관중들을 끌어모으는 이유다. 특히 기존 ‘LG 대 두산’의 서울 라이벌 구도에 넥센이 치고 들어오면서 세 팀의 물고 물리는 대결이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넥센은 지난 24일 잠실에서 LG를 상대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대 3으로 승리했다. 26일 경기에서도 9대 7로 넥센은 승리를 챙겼다. 유독 두 팀은 지난해 19경기 가운데 1점차 경기가 9경기나 될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벌였다. 야구팬들은 급기야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일컫는 ‘엘 클라시코’(El Classico)에 빗대 ‘엘넥라시코’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올 시즌 LG에서 이택근을 데려오는 등 전력 보강에 나선 넥센이 1위 두산에 현재까지 2승 1패를 거두며 ‘삼자 라이벌’ 구도를 굳히고 있어 서울 팀 간의 싸움 구경에 야구팬들의 발걸음은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1위부터 4위까지의 게임차가 1.5경기에 불과, 자고 나면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전력이 평준화된 것도 야구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구름 관중’을 자랑하는 롯데와 두산, SK가 상위권에 포진하며 야구팬을 불러모으고 있다면 LG와 넥센은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중위권에 자리를 굳히면서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이 마운드 불안으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KIA 역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5위 LG와 게임차가 2경기 안팎에 불과해 이들의 뒷심이 발휘된다면 순위 경쟁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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