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삼성가 소송전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은 ‘소송의 근원적 불씨’를 제거키 위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 필요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특히 이맹희씨에 대해 “이미 30년전에 집안에서 퇴출된 사람”이라고 했고, “제사에 나와 제사 지내는 것을 한번도 못봤다”고 했다. 소송 걸 자격조차 없다는 뉘앙스의 작심발언이다.

업계는 평소의 이 회장 답지 않은 고강도 발언에 주목하면서 그 배경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이 이날 다소 격한 멘트를 내놓은 것은 30년전에 끝난 재산상속 문제를 일부 형제들이 끄집어냈고, 이에 세간의 온갖 억측이 뒤따르자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의중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과거 순탄하지 못했던 가정사까지 거론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이맹희씨는 나를 고소하고 아버지를 형무소에 넣겠다고 박정희 대통령한테 고발해 우리 집에서는 퇴출 당했으며, 현재 아무도 장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버지께서는)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이 아니고 내친 자식’이라고 했다고 까지 전했다. 옛날에 집안에서 쫓겨났는데, 이제와서 장자 자격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간접적인 표현이다. 또 이 회장은 함께 소송을 제기한 이숙희 씨에 대해서도 유산 분배 당시 “(아버지께서)어떻게 내 자식이 이럴 수 있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숙희씨가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이유를 직접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 회장이 이렇게까지 과거사까지 들추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이상 삼성가 소송은 격한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며 본격적인 법정 다툼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맹희씨는 조만간 베이징에서 귀국, 소송에 관련한 입장을 피력하는 등 직접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달 안으로 준비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유산 문제에 관한한 이는 30년전에 끝난 것이고, 이참에 법정에서 깔끔하게 정리해 향후 재산상속 관련 불씨를 완전 차단하겠다는 의중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에도 출근길에 소송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다. 고소를 하면 끝까지 (맞)고소를 하고,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라도 갈 것”이라며 물밑 타협없이 끝까지 소송에 임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한편 이맹희 씨는 이 회장을 상대로 지난 2월 7100억원대의 상속분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고, 차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도 같은달말 1900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ys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