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을 기세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답게 분기마다 이익이 두배씩 늘어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간) 지난달말로 끝난 분기(올1월~3월)에 순익 116억2000만 달러(13조2468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59억8000만 달러에 비해 94.3% 증가한 수치다. 매출도 391억9000만 달러(44조598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 늘었다.

잡스 사후 애플을 진두지휘하는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리더십도 새삼 조명받고 있다.

팀 쿡은 실적 발표 직후 “한 분기에 아이폰 3500만 대 이상, 아이패드는 1200만 대 가량 팔았다”면서 “뉴 아이패드도 멋지게 출발하는 등 올해도 애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깜짝 실적’은 팀 쿡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여름 CEO에 취임한 팀 쿡은 늘 전임자와 비교당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려야했다. 업계에서는 잡스가 그려놓은 로드맵을 팀 쿡이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악평도 했다. 그러나 잡스 사후 애플이 2분기 연속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자, 시장도 팀 쿡 체제에 대한 낙관론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팀 쿡은 애플을 맡은 후 잡스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왔다. 우선 잡스가 고수했던 무배당 원칙을 깼다. 애플은 지난달 17년만에 처음으로 현금보따리를 풀어 주주들에게 배당을 했다.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키로 했다. 이는 잡스 사후 애플이 보인 가장 큰 경영전략의 변화다.

이뿐만이 아니다. 팀 쿡은 애플 CEO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어내는 생산 거점이다. 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자 애플이 유독 고전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잡스는 생전에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팀 쿡은 중국시장을 간과했다면서 지난달말 중국 방문길에 나섰다. 그는 중국 수뇌부와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팀 쿡이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경영스타일을 드러냈다는 평이 이어진다. 주요 외신들은 팀 쿡의 행보를 두고 ’잡스의 유산을 깨버렸다’, ’잡스와 단절에 나섰다’ 등으로 평했다.

애플이 향후 출시할 제품도 잡스가 고집했던 사양과 확연히 다를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잡스가 지배하던 애플에 팀 쿡의 색깔이 덧칠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이폰5 등 확 달라진 제품을 통해 팀 쿡의 진검승부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