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곽노현(58) 서울시 교육감이 시한부 교육감직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 교육감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으나 법정구속은 면해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교육감 업무는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금품 제공과 후보직 사퇴의 대가성이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되고, 원심보다 형량이 무거워짐에 따라 오는 7월께 나올 대법원 최종 판결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벌금형 원심 ‘가볍다’ 판단 왜?=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김동오)는 17일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중도 사퇴한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공직선거법 준용)로 기소된 곽 교육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선거 범죄, 특히 교육 분야의 수장이 후보자를 사후 매수한 것은 죄질이 나쁘다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월 원심은 곽 교육감이 금전지급 사전합의 사실을 몰랐고 주도적으로 후보매수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상대적으로 가볍게 처벌했다.

재판부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토대로 후보 사퇴를 매개로 금전이 제공ㆍ수수되는 것은 선거 공정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특히 숭고한 교육 목적을 실천하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를 사후 매수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역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비춰 볼 때 2억원이라는 거액이 오고 간 것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한편 1심에서 징역3년, 추징금 2억원이 선고된 박 교수는 다른 피고인들의 형량을 고려해 징역 1년 6월, 추징금 2억원으로 형이 줄어들었다.

▶법정 구속은 면했지만… = 곽 교육감은 비록 실형이 선고됐지만 법정구속은 면해 일단 대법원 최종 판결 때까지 교육감 직무는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현재 법령 해석을 다투고 있고, 상고심에서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 구속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실형이 선고됐으나 상고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구속이 연기됐던 최근 경우로는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 정봉주 전 의원이 있다.

그러나 일단 구속을 피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1, 2심에서 사실 관계 판단은 달라진 것이 없고 양형 부분만 변경됐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곽 교육감과 박 교수는 경제적 곤궁을 이유로 대가 없는 선의 부조가 가능한 관계가 아니었고, 곽 교육감이 후보 단일화라는 정치적 이익도 얻었다”며 “2억원과 박 교수의 사퇴 행위 사이의 대가관계가 인정되고 곽 교육감 스스로도 대가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유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관계 판단이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곽 교육감은 유죄 판결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오는 7월께 대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되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 당선 무효가 되도록 규정한 선거법 조항에 따라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상실하게 된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35억2000만원도 반납해야 한다.

한편 곽 교육감은 이날 선고 직후 “법원이 양형에서 기계적 균형 맞추기에 불과한 판결을 했다”고 비판하며 “궁극적인 진실과 정의는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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