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요청에 제한적 증언녹취 삼성, 특허소송 악영향 촉각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애플의 요청에 의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허소송에서 증인으로 나선다.

지난 1년간 맞붙은 특허전에서 최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애플의 거센 공세에 대해 삼성전자는 ‘소송 절차상 증언만 하는 것일 뿐 결과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 부회장을 포함한 5명이 미국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는 특허소송에서 증언녹취(deposition)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최 부회장이 법정이 아닌 집무실에서 애플 측 변호사 참석 아래 녹취를 한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아직 세부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언녹취도 애플의 주장을 일부만 수용한 것으로 미 법원은 증언시간에 제한을 뒀다. 폴 그레월 판사는 “애플이 제출한 삼성 직원들의 e-메일과 회의록 등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최 부회장이 제품 디자인 등에 관여했다는 원고(애플)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제한적인 증언을 명령한다”며 “다만 증언녹취는 2시간 이내로 제한한다”고 명시했다.

애플은 당초 최 부회장이 200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으로 있으면서 애플 제품을 모방하라고 지시한 것에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소송 증인으로 최 부회장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애플은 최 부회장을 상대로 갤럭시S와 갤럭시탭이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자인, 사용자환경(UI) 등을 무단으로 사용했는지 밝히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특허전문가도 “미국 법원은 기업 간 소송에서 CEO의 증언 요청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데 상대방 CEO를 증언하도록 관철시킨 애플로선 재판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기회를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소송과정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일이라며 ‘위기’로 보는 일부 해석을 일축했다. 글로벌 특허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도 “미국 법원에서의 CEO 증언은 특별한 조치라고 보지 않는다. 증언 채택 자체가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도 증언을 해야 한다고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그레월 판사는 “애플이 제출한 증거에서도 신 사장이 직접 디자인 변경 등을 지시한 것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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