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7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일단 그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사진>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2014년 8월과 10월, 지난해 3월과 6월 총 4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1년 만인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1.25%까지 끌어내렸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동결 결정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리기보다 거시여건과 경기회복 추이를 지켜보며 정책효과를 점검해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구조적 경제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이례적으로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릴 경우 자칫 시장에 한은의 의도와 다른 시그널을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가뜩이나 어두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추가적인 경기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이날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면서 “국내경제는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내외 경제여건 등에 비춰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6월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2.7% 감소하는 등 지난해 1월 이후 사상 최장기간인 1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던 글로벌 수요가 더욱 침체될 경우 수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고용부진과 가계소득 감소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지난달 고용률이 전년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고용시장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브렉시트와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찬물’을 뒤집어쓸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유출 등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점도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6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667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4조8000억원 늘며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그밖에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 등 주요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높아 일단 경제지표를 지켜보면서 통화정책 여력을 아껴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이어 하반기에는 정부가 1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할 예정이어서 통화ㆍ재정의 ‘폴리시믹스’(정책조합) 효과를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 브렉시트의 파급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기업 구조조정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시장에서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2%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중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IB) 등은 한은이 10월께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SC그룹은 10∼12월 중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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