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전망은
올 여름 주식시장 향방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
최근 증시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도 불구, 코스피가 2000선을 탈환하면서 일각에선 ‘서머랠리’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최근 브렉시트 쇼크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기간조정은 거칠 수 있지만,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공조에 따른 유동성 보강으로 외국인 수급환경이 개선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가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지역 확정에 따른 북한의 도발 징후와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 등이 추가 상승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찮다. 각종 악재가 온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지연됐다는 점에서 긴장감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악재 딛고 일어난 코스피…이번엔 달랐다?= 14일 코스피시장은 전날 2000선 탈환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약보합세로 출발하고 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그러나 단기 조정이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 정책 기대감 등 우호적인 글로벌 여건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낙관론의 배경으로 꼽았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외국인은 13일 5800억원 규모의 공격적인 순매수에 나섰다”며 “브렉시트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은 발 빠르게 대응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을 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른 유동성 확대는 주식시장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높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또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으로 유동성 확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내ㆍ대외적인 상황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같은 악재가 나오지 않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의 이슈가 뒤로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큰 악재는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처럼 호조세…대세 상승장은 ‘글쎄’=대내외적인 여건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우상향’ 하겠지만, 대세적인 상승장이 펼쳐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여전히 기회 요인보다는 위험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화 센터장은 “당분간은 글로벌 증시가 호조를 보이겠지만 한국은 박스권을 뚫고 가는 ‘레벨업 과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 등이 현재의 호조세를 뒷받침 하기에 역부족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이 센터장은 “거시환경을 고려할 때 수출ㆍ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빠르게 줄고 있고, 경제도 활력을 잃어서 정부에서도 추경 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분기 실적도 지난해 메르스 기저효과를 통한 개선인 데다가 3~4분기 실적이 더 나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여파, 미국의 금리인상, 미국 대선 등은 여전히 주요 변수로 꼽혔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도 고용지표가 계속해 양호하게 나올 경우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놓을 것”이라며 “브렉시트 또한 우려가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잡음이 생길지 가늠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센터장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13일만 하더라도 장중 변동성이 심한 모습이 포착됐다”며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한계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봤다.
▶박스권 탈출의 키워드는 ‘기업실적’=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가기 위해서는 ‘기업실적’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글로벌 증시 호조를 이끄는 건 미국 기업의 실적이다. 한국 기업 또한 매출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 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센터장은 “돈이 이동되는 통로가 ‘환율’이라는 점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1100~1180원까지 가면 코스피는 2000선을 넘어 2100선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이때 외국인이 주식을 살 수 있는 펀더멘털(기초여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바로 실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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