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분위기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정치권 최대 행사인 총선을 이끌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 날이지만 전날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자격 논란과 이에 따른 당내 반발에 잔치는 고사하고 초상집 분위기만 연출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새벽부터 회의를 열고 15번째로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의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이 전 차관은 지난 2008년 쌀 직불금 부당 수령 논란 끝에 차관직에서 물러났던 전력이 문제가 됐다.

이날 비대위에서는 10번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도마에 올랐다. 이 교수의 보수적 경제관이 경제 민주화를 추구하는 새 정강정책과 맞지 않는다며 일부 비대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면서 해야 한다고 이야기가 나왔다”며 몇몇 비대위원들의 문제 제기 수준에서 끝났다고 전했다.

이런 비대위의 발빠른 결정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16번 최봉홍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6번 주영순 목포상공회의소은 각각 전과와 노조 임금 관련 소송에 휘말렸던 점, 과거 열린우리당 당적이 있던 점 등을 이유로 문제삼는 당 내외 여론이 높았다.

비례대표 순번에서 ‘계파 안배’에 방점을 찍었던 민주당도 후폭풍에 휘말렸다. 박영선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를 비난하며 당직 사퇴를 선언하고 오전 최고위원회에 불참한 데 이어, 탈락한 후보들의 반발도 계속됐다. “비례대표 선정 작업을 완료하고 이제 총선과 대선 승리를 향한 위대한 도전을 시작한다”는 이인영 최고위원의 인사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유종일 경제민주화특위원장과 유재만 변호사의 탈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박 최고위원은 “원칙이 사람을 뽑은 게 아니라 특정인을 공천하기 위해 기준이 만들어졌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지역구 공천에서 밀렸던 옛 시민통합당 출신과 한국노총 출신을 대거 전면에 배치하며 “계파 안배에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던 지도부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어조다.

비례대표 공천 논란의 당사자인 유 위원장도 “지금까지 공천자 중 경제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며 “지도부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도부의 나눠먹기식 공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