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당 대표주자‘ 왕리쥔 스캔들’40일만에 전격해임…“지나친 자신감 후진타오 심기 건드렸다” 해석도
‘잘생긴 얼굴, 화려한 언변, 로열패밀리….’
삼박자를 갖춘 중국 최고의 정치스타 보시라이(薄熙來ㆍ63) 충칭(重慶)시 서기가 권력의 정점인 정치국 상무위원 입성을 눈앞에 두고 정치 생명을 사실상 끝냈다.
보 서기의 전격 해임은 지난달 초 왕리쥔(王立軍) 부시장의 미국 망명시도 사건이 발생한 지 40일 만이다. 그의 최대 정치 치적인 ‘범죄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심복이 그의 정치 생명줄을 끊은 자객이 됐다. ▶관련기사 3면
보 서기는 지난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을 해명할 때만 해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사람을 잘못 쓴 내 불찰이지만 이번 일로 조폭 척결의 공적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직서를 냈다는 소문에 대해 헛소문이라고 일축했고, ‘이 일로 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왕리쥔 스캔들로 한껏 위축돼 있을 줄 알았으나 오히려 당당한 모습이었다. 또 그는 “충칭의 범죄와의 전쟁은 공안, 검찰, 법원, 국가안전부, 기율위원회 등이 함께 노력한 결과로 왕리쥔 한 사람이 이룬 게 아니다. (후진타오) 총서기가 충칭에 내려와서 보면 반드시 기뻐할 것”이라며 후진타오를 끌어들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정치 고단수가 꺼내든 마지막 카드는 자충수였다. 중국 정가에서는 이 발언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설이 파다하다. 정치 파벌이 달라도 겉으로는 대립각을 세우길 원치 않는 중국 정치정서를 무시하고, 후 주석으로 하여금 자신을 지지하는지, 반대하는지 표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중국 정계 최대 파벌인 태자당(太子黨)의 대표주자다. 다롄(大連)시 시장, 랴오닝(遼寧)성 성장, 중국 상무부 부장 등을 지냈다. 2007년 충칭 시 서기로 발령나며 물을 먹었다는 설도 있었지만 ‘범죄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여론몰이에 성공한다. 최대 정적인 왕양(王洋) 광둥 성 서기보다 더 유력한 차기 상무위원 후보로 평가받으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왕리쥔 사건이라는 거대 정치 스캔들이 터졌음에도 태자당의 후원 때문에 쉽게 파면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과 꼼수가 결국 스스로를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내몰았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