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012년 3월 15일 0시’를 기해 공식 발효된다. 당장 양국 교역품의 80% 이상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되는 등 역사적인 시장 개방에 따른 국민들의 삶의 변화도 상당할 전망이다. 물론 수출에 탄력을 받게되는 일부 수혜 업종과 달리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농어업 부문의 피해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그러나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미FTA에 대한 시선은 우리 내부의 ‘기대효과론’, ‘폐기론’ 갈등과는 사뭇 각이 다르다. 작년 7월 유럽연합(EU)에 이어 올해 3월 미국까지, 전세계 두 곳의 거대 경제권과 FTA를 맺은 우리의 투자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다. 벌써부터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생산공장, 동북아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서 우리나라를 적극 활용할 태세다.
실제로 코트라(KOTRA)는 최근 미국, 일본, 중국 소재 해외무역관을 통해 접수한 투자 관련 문의내용을 분석한 결과,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한국 진출을 저울질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자동차 부품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I사는 중국 내 인건비 급상승과 외투기업에 대한 사회보장세 부담가중으로 중국 공장 운영비가 급증하자, 한미FTA가 발효되는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제반 투자 여건을 검토하고 있으며 만약 최종 투자처로 선정되면 5000만 달러 유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한미 FTA 발효 후,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검토 중인 기업도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Z사는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온 기업 중, 한국 완성차 업체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납품 경력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를 찾고 있다.
엔고, 전력난 등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는 일본 기업도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 초정밀복합가공기(공작기계) 분야의 세계 선두기업인 N사는 약 2606만 달러를 대구에 투자해, 3월 말 해외 첫 공장을 착공한다. 전체 매출에서 유럽과 미국의 비중이 61%나 돼, 양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한국을 우회거점 삼아 수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불소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A사도 동남아에서 무관세로 원자재를 수입, 한국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한 뒤 미국과 유럽으로 무관세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중국 업체들은 움직임이 더디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물론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코트라 선진시장팀 최현필 팀장은 “언어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아직은 중국 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우려하는 글로벌 기업이 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투자처로서 한국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홍보 활동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트라는 이와 관련해 4월 초 미국 뉴욕에서 한미FTA를 활용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유치 IR을 대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이 한미FTA를 발효를 계기로 아시아의 투자 허브로 부상할 것인지 전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연 기자 @u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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