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우 저조했다.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이 줄어들거나 적자인 곳이 절반을 넘었다.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불안 요인들이 실물 경제에 전이되며 수출과 내수 침체로 이어졌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결국 최근 코스피 2000 회복은 실적보다는 유동성효과와 1분기 실적개선 기대에 기댄 결과인 셈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상장기업 249곳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245곳이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18.8%인 46곳이 적자였다.

현대상선이 4분기 1716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한진해운 1694억원, 하이닉스 1675억원, LG디스플레이 1448억원, 쌍용건설1033억원, 고려개발 778억원, LG이노텍 600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기업은 38.3%인 94곳이다. 적자 기업과 이익이 감소한 기업을 합하면 140개로 전체의 57.1%에 달했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8.6% 감소했다. 안철수연구소(-97.2%), 유한양행(-96.1%), 케이피케미칼(-94.7%), SBS(-93.1%) 등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특히 예상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기업 가운데 무려 88%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어닝 쇼크’를 맞았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종목 43개 중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5일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실제 영업이익이 나쁘게 나온 경우는 88.4%인 38개에 달했다.

케이피케미칼의 실제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비해 92.2% 적어 가장 충격이 컸다. 또 삼성SDI(-72.0%), 대림산업(-63.8%), 금호석유(-61.5%), LG전자(-60.5%), SK이노베이션(-54.4%), OCI(-53.6%)가 예상치 대비 실적의 괴리가 컸다.

앞으로 실적을 발표할 기업들의 성적도 장밋빛이 아니다. 증권사의 컨센서스를 보면 풍산(-83.1%), 영원무역(-70.2%), 녹십자(-68.3%), 아시아나항공(-66.9%), 롯데칠성(-58.4%), 호남석유(-50.8%), KB금융(-50.6%) 등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외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제품가격은 내려간 반면, 원가부담은 커졌고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게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