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20도, 55년만에 찾아온 한파에 전국이 얼어붙었다. 시민들은 눈만 겨우 내보인채 온몸을 두터운 점퍼, 털목도리와 모자로 꽁꽁 싸맨 채 발길을 옮긴다. 걸음걸음도 조심스럽다. 지난달 31일 쏟아진 눈이 아직은 거리를 덮고 있는 터라 행여나 빙판길에 미끄러질까 조심스럽다. “이제야 겨울같다“는 반응도 적지 않지만 이게 다 북극한파 때문이다.

북극에서 왔다는 55년만의 한파의 위력은 과거와 비교해 어느 정도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기상관측 기록이 남아있는 1908년 이래 가장 추웠던 날은 1927년 12월31일로 최저기온이 -23.1도였다. 2일 아침최저기온이 -17.1도엮던 것을 감안한다면 살인적인 추위라 봐도 무방하다. 그 뒤는 931년 1월11일의 -22.5도, 1920년 1월4일 -22.3도, 1928년 1월5일 -22.2도, 1931년 1월10일 -20.4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105년 동안 한반도에서 아침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졌던 날은 23일나 됐다. 이쯤하면 이날의 체감온도 20도, 북극한파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수치다. 불과 1년여 전인 지난해 1월16일도 아침 기온이 -17.8도였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2월 한달 사이로 범위를 좁혀 기록을 살펴봐도 북극한파의 위용은 그리 강하지 못하다.

1910년 2월2일과 1913년 2월9일이 나란히 -19.6도를 기록해 1위였고 1920년 2월11일 -18.5도, 1919년 2월5월이 -18.3도였다. 이날 아침 추위는 2월 중 최저기온으로 15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후 평년값을 낼 때 쓰이는 1981∼2010년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날 추위가 최근 수십년 기준으로는 매우 강력했음이 증명되고 있다. 이 기간보다 이날보다 추웠던 날은 불과 3일뿐이다. 1986년 1월5일 최저기온이 -19.2도로 가장 낮았고 2001년 1월14일과 15일이 각각 -17.7도, -18.6도를 기록했다. 그러니 3일 오전은 최근 30년동안 TOP5 안에 꼽히는 추위였던 셈이다.

2월 중 기온을 살펴봐도 -17.3도를 기록한 1957년 2월11일 이후에는 이날보다 추운 적이 없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55년만의 한파’는 그러니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기후의 자연변동과 인위적인 변화가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지만 그만큼 기후의 변동 폭도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큰 한파가 없던 올 겨울 이날 날씨는 유난히도 더 춥게 느껴지고 있다. 심리적 요인인 셈이라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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