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딸 있다보니 엄마 정서 공감 드라마지만 연기하다 가끔 울컥 딸에게 속마음 다 표현하려 노력 잘못 있으면 자식에게도 진심사과 “가족은 한배를 탄 동지로 생각”

tvN 월화극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오해영) 엄마 ‘황덕이’로 나온 김미경(52)이 큰 화제였다.

황덕이는 한마디로 극성 맞은 엄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디테일이 있는 엄마다. 황덕이는 생활력이 강하면서도 따뜻하고, 정 많은 실생활 ‘우리 엄마’와 유사한 모습의 캐릭터였다.

드라마에 등장한 엄마들은 스토리에 따른 극성과 캐릭터에 짜맞추다 보니 ‘리얼 엄마’와 괴리가 있었고, “진짜 엄마 맞어”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딸에게 살갑게 대하지만 구박도 하는 황덕이는 실제 우리 엄마였다. 황덕이는 너무 극과 극으로 가지 않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기존 드라마들과 약간 차이가 나는 점은 부모 감정의 정직성에 있다. 황덕이는 속에 있는 걸 다 표현한다. 이게 바람직하다. 나도 실제로 이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후련하고, 황덕이에게도 후련한 부분이 생긴 것 같다.”

김미경은 “다 큰 딸에게 시시콜콜 참견이냐?” 정도의 반응을 제외하면 다 좋았다고 했다.

“‘또 오해영’은 부모 자식간, 남녀간 사랑에 대한 정직함을 다룬 드라마다. 있는대로 다 털어놓는다. 사랑 받으면서 살기에도 짧은 시간이니 숨기고 계산하거나 밀당하고, 재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자, 이런 느낌의 드라마다.”

김미경은 중년배우로는 이례적으로 참으로 다양한 여성(엄마) 역을 맡아왔다. 아마 가장 다양한 모습의 주부 역할을 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보수적인 맏며느리(열아홉 순정), 세련된 전문직 여성(며느리 전성시대), 마음고생을 하는 중년의 여인(인순이는 예쁘다), 아무런 계산 없이 사는 여성(태왕사신기), 깨어있는 기성세대(힐러), 수화로 소통하는 청각 장애인 엄마(상속자들) 등 다양한 여성 역을 해왔다. 그런 김미경은 실제로 어떤 엄마가 되고싶을까?

“ ‘또 오해영’처럼 자식과 엄마 사이에 의견의 부딪힘은 항상존재한다. 하지만 자식한테 진심으로 사과하는 부모를 별로 본 적이 없다. 나는 진심으로 사과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식들과 벽이 없어지고 눈높이도 맞을 것 같다. 어릴 때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혼이 나지?’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오해영은 학교와 사회에 나가 여기저기 치이지만, 밝게 잘 큰 것 같다는 게 김미경의 생각이다. 김미경은 “자식들만의 세계가 있을 것이다. 내가 길을 잡아준다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해영은 자유롭게 큰 것 같고 이물질이 별로 끼지 않았다. 그래서 성격이 밝고 맑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보통 드라마들이 엄마의 임무를 잘 안보여주고, 역할이 있다해도 전형성으로 보여준다. ‘디어 마이 프렌즈’ 외에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엄마는 개입한다 해도 착은 엄마나 나쁜 엄마로 나눠진다. 이건 말도 안된다. 저도 엄마인데, 황득이가 가진 마음을 늘 가지고 있는데, 왜 표현을 못할까 하고 생각해왔다.”

평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황덕이 연기를 더욱 실감나게 할 수 있었으리라. 실제 21살 딸을 둔 엄마다 보니 드라마지만 울컥울컥할 때가 있었다고 했다.

“오해영에게 머리와 등짝도 때렸다. 제발 머리는 안때렸으면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맞고 자란 아이가 어둡다는 말에 동의한다. 실제 내 딸에게 머리는 안때린다. 그런데 해영이는 엄마에게 상처가 없다. 엄마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딸과의 관계는 사랑이 바탕이 돼있어 용서가 된다. 모녀는 숨기는 감정이 없어 표현이 정직하다. 바람직한 집안이다.”

김미경은 “딸도 엄마아빠에게 ‘둘이 모텔이라도 다녀오셨나’라고 말한다. 그런 딸이라면 엄마가 어떤 표현을 해도 받아주지 않을까”라면서 “해영이가 자식을 낳으면 나 같은 엄마(황덕)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해영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이 바탕이 돼 있기에 김미경이 “성은 미요 이름은 친년.. 나를 닮아 미웠고, 나를 닮아 애틋했습니다”라는 대사가 자연스러웠고, 시청자에게도 와닿았다.

황덕이는 화나면 옷부터 벗어제끼는 반면, 아빠(이한위)는 말없음으로 묵묵히 해결했다. “극중에서 내가 다 떠들고, 남편은 말을 하지 않지만 이한위 선배의 내공이 묻어났다. 방송을 보면 나만큼 많은 무언의 대사가 나오더라. 어떤 식으로건 표현하니까 서로 대화하는듯 했다.” 김미경은 화가 나면 옷을 벗지는 않는데, 계속 해대는 게 황덕이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나 또한 딸 때문에 용감한 적이 있다. 자식 일이면 물불 안가릴 것이다”면서 “황덕이는 어거지가 아니다. 공부는 안했지만 살면서 터득한 지혜가 보통이 아니다”고 황덕이의 내공을 설명했다. 딸이 남자(에릭)에게 미쳐있는게 꼴보기 싫었지만, 에릭이 사위가 될 사람임을 진작에 인식하고, 무슨 반찬을 좋아하는지를 파악해 도시락을 만들어주는 엄마다.

“대본을 보는데, 웃기는데 눈물이 났다. 대본을 너무 잘 썼더라. 사람 심리를 이렇게 적절하고 정확하게 집어내는지 놀랄 때가 많았다.”

김미경이 에릭을 불러 밥을 해주고는, “너는 왜 얘(서현진)를 안좋아하냐”고 따지는 장면은 너무 웃어 NG를 여러번 냈다고한다. 참으로 대단한 엄마이고 처음 들어보는 대사였다. 예쁜 오해영뿐만 아니라 자식들이라면 부러워할만한 든든한 엄마였다. 김미경은 “나도 그런 엄마가 되고싶다”고 했다.

10년 넘게 연극 무대에 선 김미경은 실제 가족을 엄마, 아빠 딸이라기보다는 한 배를 탄 동지로 여긴다고 했다. 13살 많은 남편을 친구처럼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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