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로존(유로화 17개국)이 이달 중대고비를 맞는다. 위기 해결을 위해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들의 회담이 금주에 잇따라 예정돼있고, 유럽연합(EU) 정상회담과 재무장관회의도 이달말 열린다. 이를 통해 유럽 각국 정상들은 유로존 재정통합, 유로화안정화기구(ESM) 재원확충 등 위기 대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로존 위기 해결의 열쇠를 거머쥔 독일과 프랑스, 재정위기국 이탈리아 등 3국 정상들이 연쇄회동한다. 이번 회담은 EU정상회의를 앞두고 현안에 대한 사전 조율을 위해 이뤄진 것이다.

▶獨ㆍ佛 경기부양에 눈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회동한다.

주요 의제는 지난해 합의한 ’신재정협약’ 실행 방안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영구 대체하기로 합의된 ESM 조기 도입 문제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럽 정상들은 5000억 유로 규모의 ESM을 당초보다 앞당겨 올 7월에 조기 출범하고, 4400억 유로의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의 존속 기간을 1년 더 늘려 2013년 중반까지 ESM과 병용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구제기금 확충과 유럽중앙은행(ECB) 역할 강화 문제에 대해 양국이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프랑스는 두 사안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첨예하게 맞서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재정동맹 강화보다는 구제기금 증액과 경기 부양 등과 같은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유로존 경기침체를 막고, 이탈리아 등 경제대국의 부도사태를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두 정상이 부채 감축 방안과 더불어 유로존 성장세 회복과 청년실업 감소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역내 노동력 이동을 확대하고 재정 긴축을 보완하는 구상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유로존의 기업 및 소비자 신뢰가 지난해 12월에 더 나빠져 올해도 경기가 암울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EU 수장 ’위기 대응 늦었다’=재정위기의 전면에 부상한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도 18일 영국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만난다. 앞서 지난 6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동한 몬티 총리는 7일 “홀로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럽국가는 없다”면서 EU회원국들의 단합된 노력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몬티 총리가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EU 전체보다는 자국의 경제적 이해와 정책을 앞세운다는 비판을 받아온 독일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가운데 EU의 수장도 EU의 유로존 위기 대응이 너무 늦게 이뤄져 왔음을 시인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8일 벨기에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EU가 당면한 문제는 유로존 일부 국가의 국채위기이지 유로화 자체는 결코 위험에 처한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실 해결책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기를 바랬다”며 “솔직히 우리가 늦게 행동했거나 대응조치들이 약했다”고 말했다.

한편 EU는 30일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담을 열어 신 재정협약 채택 등 유로존 위기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